대구시의회 문화복지위, 심사 보류 기금 폐지 모두 원안 가결

김재우, “시장 태도 좋지 않아 유보하기도 해···폐기 이후 문제는 추후 감독“

15:27
Voiced by Amazon Polly

대구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위원장 김재우)는 29일 회의를 열고 앞서 심사 보류했던 대구시 기금 폐지 조례안을 모두 원안 가결했다. 기금의 목적 사업에 대한 대비책 등 상황 변동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원안 가결하는 것이어서, 앞선 심사 보류의 적절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조례안 처리에 동의하지 않은 의원은 회의에 불참하기도 했다.

▲김재우 문화복지위원장이 조례안 의결을 선언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오후 2시께 문복위는 회의를 열고 채 10분도 안 걸려서 모든 조례안을 원안 가결했다. 질문도, 토의도 없는 신속한 결정이었다. 문복위는 지난 19일부터 21일 사이 사회복지기금, 시립예술단진흥기금, 체육진흥기금, 인재육성기금, 양성평등기금 등 기금 폐지안 5건, 2022년도 문화체육관광국 출연 변경 계획안 등 6건을 심사 보류했다. (관련기사=대구시의회, ‘홍준표 채무 감축’ 제동···718억 규모 기금 폐지 보류(‘22.9.20))

심사 보류 과정에서 의원들은 해당 기금이 갖는 목적 사업의 중요성을 지적하면서, 기금 폐지 후 목적 사업의 지속가능성 등에 우려를 드러냈다. 대구시는 해당 사업별로 별도 조례를 만들어 사업 추진을 이어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조례가 있더라도 시장 의지에 따라 예산 편성에 불확실성이 더해지는 우려가 덧붙여졌다.

하지만 문복위는 낮 1시 30분께 의원 간담회를 통해 의원 입장을 확인한 후 2시께 회의를 열어 안건을 모두 처리했다. 이 과정에서 문복위 소속 김재용 의원은 회의에 불참했다. 김 의원은 일부 기금은 의결해선 안 된다는 입장을 피력했던 것으로 확인된다. 문복위는 김 의원을 제외한 6명이 참석해 질의, 토론 없이 회의를 마무리했다.

김재우 위원장은 “설명도 없이 급하게 처리하려는 가 하는 문제제기도 있었고, 솔직히 말하면 시정질의 과정에서 홍준표 시장의 태도를 좋지 않게 보는 의원들도 있기도 해서 유보가 됐다”며 “폐지 이후에도 사업 진행은 의회 동의를 얻어야 하기 때문에 이후 문제를 살펴볼 수 있지 않겠나 해서 의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시민사회단체에선 스스로 심사 보류한 안건을 재심사하고, 의결하는 대구시의회를 비판하고 있다. 이들은 대구시의회가 거수기 행보를 보인다며 30일로 예정된 본회의에 앞서 항의하는 피켓 시위를 진행할 계획이다.

28일 대구참여연대는 성명을 통해 “상임위 심사에서 보류한 안건을 갑자기 재심사하는 것은 ‘홍준표 거수기’라는 평가를 확정해주는 것”이라며 “시정을 견제해야 할 의회의 위상과 역할을 포기하고 의회가 홍 시장 독주를 정당화하는 절차적 수단으로 전락했음을 자임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상원 기자
solee412@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