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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라도 대통령실이나 우리 당이나 국민들을 개돼지로 취급하는 그런 코미디 같은 일은 당장 중단하고, 이 문제(막말 논란)는 깨끗하게 사과하고 지나갈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윤석열 대통령 방미 중 벌어진 비속어 논란에 대해 유승민 전 국회의원(국민의힘)의 말이다.
29일 오전 10시 30분 유승민 전 의원은 경북대학교 제4합동강의동 108호에서 ‘한국선거와 정치’ 수업 초청 특강 연사로 참석했다.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유 전 의원은 ‘무능한 정치를 바꾸려면’이라는 주제로 1시간 30분 동안 강연했다.
강연 직후 기자들과 만난 유 전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 발언 논란 이후 정부와 여당의 태도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유 전 의원은 “최근 대통령의 막말 파문에 대해서 제가 좀 쓴소리를 했다. 제발 대통령 되셨으니까 잘하시라고 제가 이야기를 한 것”이라며 “지금 바이든이냐, 날리면이냐를 가지고 온 국민이 청력 테스트를 하는 이런 상황이 경제로 먹고살기가 힘든 국민들이 얼마나 기가 막히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임기 초반의 2년은 여소야대 상황으로 가는데 국정의 동력이 어디서 나오겠나. 국민의 지지밖에 없다. 대통령이 잘하고, 우리 당도 잘해야 총선에 희망이라도 있다. 그런 차원에서 이야기했다”며 “지금이라도 대통령실이나 우리 당이나 국민들을 정말 너무 개돼지로 취급하는 그런 코미디 같은 일은 당장 중단하고, 깨끗하게 사과하고 지나갈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추가 징계에 대해서도 유 전 의원은 “처음부터 잘못되었다. 성상납 의혹 유튜브에 나온 게 작년 12월이다. 지난해 12월이면 대선 전인데, 그때 문제가 있었다면 정리했어야지 대선, 지방선거 실컷 이용해먹고 이제와서 제거하는 것은 무리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리위가 만약 양두구육이라는 네 글자 가지고 이준석 대표를 추가로 징계를 한다면 세상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겠느냐. 대통령 막말가지고 온 나라가 시끄러운데 대통령 막말은 괜찮고, 사자성어는 안 되냐고 생각할 것”이라며 “(2차 가처분에서도 같은 결론이 나온다면) 대통령이고 당이고 나서서 이 대표하고 정말 정치적인 해결책을 찾는 게 맞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당권 여부에 대해서는 “출마 생각은 없었다”면서도 “제가 이 나라를 위해서 해야 할 일이 있다면 꼭 하겠다”고 말해 여지를 남겼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당 대표 지지율이 높은 것에 대해 유 전 의원은 “저는 늘 한국 보수가 바뀌면 한국 정치가 바뀐다고 생각해왔던 사람이기 때문에 만약 시민들께서 제가 늘 주장하는 개혁보수로 진짜 정치가 바뀌는 이런 부분에 대해서 지지를 해주는 거라면 제일 감사한 지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천용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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