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서구, 3,000만 원 들여 ‘신청사 유치 기념비’ 추진

지난해부터 '달서구민의 날'도 신청사 유치일 '12월 22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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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달서구가 신청사 유치 기념비를 세운다. 16일 본회의에서 예산안이 통과되면 최종 확정된다. 당초 의회 상임위에선 반대 의견도 있었지만 예결특위까지 모두 통과됐다. 일각에선 신청사 건립에 대한 불안감이 이번 기념비 사업으로 드러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4일 달서구의회 기획행정위원회는 2022년도 제2회 추가경정 세입세출예산안을 심의했다. 예산안에는 대구시 신청사 유치 기념비 사업이 신규 사업으로 편성됐다. 달서구에 대구 신청사를 유치한 걸 기념하는 비석을 만든다는 계획으로 3,000만 원 전액 구비를 쓴다. 별도로 제막식 비용 200만 원도 편성했다. 다음날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도 그대로 통과됐고, 16일 본회의도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

달서구는 대구시 신청사 유치 3주년인 오는 12월 22일에 맞춰 제막식을 계획하고 있다. 기념비 건립 예상 부지는 신청사 부지인 옛 두류정류장 인근 공원 및 네거리, 달서구청 주변 네거리, 원화여고 교통섬 등을 검토하고 있다.

달서구는 구민들의 유치 활동을 기념하기 위한 것이라고 취지를 밝혔다. 김영화 총무과 자치행정팀장은 “2019년 12월 22일은 4개 구·군이 경합해서 달서구가 신청사 유치를 하기로 발표한 날”이라며 “약 1년 동안 신청사 유치를 위해 달서구민들이 더우나, 추우나,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유치를 위해 노력했다. 추진위원회 등 주민 노력을 남기는 게 좋겠다는 의견이 있었다. 코로나19 상황으로 미뤄지다가 이번에 안건을 올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기행위에선 반대 여론이 일었으나 의원들이 생각을 바꿔 통과됐다. 안건은 비공개 투표에서 찬성 4명, 반대 2명, 기권 1명으로 통과됐다. 이영빈 의원(더불어민주당, 죽전‧장기‧용산동)은 신규 사업 편성이 달서구의 신청사 건립에 대한 불안감을 내비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의원은 “당초에 기념비 제작을 반대하던 의원들이 갑자기 마음을 바꿔 안건이 통과 됐다”며 “신청사를 유치했다고 기념비를 세우는 발상이 구시대적이라 구민 눈높이에 맞는지 모르겠다. 여러가지로 힘든 시국에 피 같은 세금이 엉뚱하게 쓰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달서구는 2020년 조례를 개정해 2021년부터 ‘달서구민의 날’도 신청사 유치가 확정된 날인 12월 22일로 기념하고 있다. 1988년 개청한 달서구는 당시 행정동 수(14개)를 비롯해, 인구 50만명 돌파 기념식(1997년 10월 14일), 제1회 두류 축제일(1989년 10월 14일), 웃는얼굴 아트센터 개관(당시 첨단문화회관, 2004년 10월 14일) 등을 기념해 2008년부터 ‘달서구민의 날’을 기념해 오고 있다. 현재 달서구민의 날에는 기념식을 열고 구민상 시상 등을 하고 있고, 조례에 따르면 기념 행사나 문화·예술·체육 등 필요한 행사를 개최할 수 있다.

김영화 총무과 자치행정팀장은 “달서구민이 60만이 넘기도 했고, 10월 14일은 시간이 흐르면서 의미가 많이 퇴색됐다”며 “달서구의회에서 조례 개정안을 발의해 주셔서 주민들에게 더 의미가 있는 날로 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장은미 기자
jem@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