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제 소장 “위험 일상화된 한국, 소통 기반한 커뮤니케이션 회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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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안고 있는 위험 요소는 무엇인지, 견딜만한 것인지, 어떻게 한계점을 극복할 것인지 사회구성원이 소상히 나누는 소통이 절실하다. 이 과정이 간과된 결과로 나타난 극심한 부작용을, 우리는 반복적으로 확인하고 있다. 그러므로 ‘안전국가’라는 하드웨어를 보완하는 동시에 리스크 커뮤니케이션을 회복하며 ‘안심사회’라는 소프트웨어를 구축해야 한다”

14일 오후 2시 ‘2022년 제2회 시대전환아카데미’ 네 번째 순서로 김원제 유플러스연구소 소장(성균관대 겸임교수)이 ‘위험 일상화 시대, 안전국가‧안심사회의 조건’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총 다섯 개 강의로 구성된 2회 시대전환아카데미는 뉴스민,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2‧18안전문화재단이 공동으로 주최했다.

▲‘2022년 제2회 시대전환아카데미’는 총 5개 강의로 구성돼, 젠더, 환경, 안전, 복지 등을 주제로 8월 24일부터 매주 수요일 진행 중이다.

김원제 소장은 위험 일상화 시대인 한국사회를 진단하고 정부‧언론의 발표 속에서 소통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분석한 뒤, 사회적 소통 구조를 갖추기 위한 조건을 소개하는 순으로 발표했다.

김 소장은 현대사회를 ‘발전할수록 구조적인 위험과 내재된 위험이 증가하는 위험사회’라고 진단했다. 글로벌화된 경제네트워크에 의한 경제적 재난 위험과 지구온난화로 인한 재난의 위험, 과학기술 발전에 따른 자동차 사고와 사이버 범죄 등 각종 위험은 갈수록 복합적이고 돌발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소장은 한국에 특히 초고도 성장 패턴 속에서 여러 분야에 잠복한 위험 요소가 산재해 있다고 봤다. 김 소장은 “2014년 세월호 참사, 2015년 메르스 사태는 사회적 안전망과 더불어 위험에 대한 사회적 공론화가 결여된 리스크 코리아의 전형적 모습”이라며 “한국은 근대적 위험과 탈근대적 위험이 공존하는 ‘이중적 복합위험사회’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소통의 부재가 이러한 한국사회의 위험을 더욱 증폭시킨다고도 분석했다. 그 사례로 방폐장 건설 관련 갈등, 광우병 사태를 들며, 사회적 조정과 협력의 실패에서 소통의 문제가 위험을 더욱 높인다고 말했다.

▲김원제 유플러스연구소 소장(성균관대 겸임교수)는 ‘위험 일상화 시대, 안전국가‧안심사회의 조건’을 주제로 강연했다. 유플러스연구소는 미디어·커뮤니케이션 분야 민간 연구소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김 소장은 리스크 커뮤니케이션(위험 의사소통) 개념을 설명했다. 리스크 커뮤니케이션이란 대중의 위험인식과 전문가 판단 사이의 불협화음과 긴장을 완화할 수 있도록 전문가가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을 탐구하는 도구다.

김 소장은 “우리 사회는 리스크 커뮤니케이션이 매우 빈약하다. 과학기술자는 사회적 인식에 대해 관심이 약하고, 대중은 과학적 지식에 취약하다. 의사소통에서 실패하다 보니 ‘갈등 후 대응’ 수준에 머무르는 게 현실”이라고 분석했다.

김 소장은 세월호 참사와 코로나19 팬데믹, 기후변화 및 지구온난화 이슈를 각각 설명하며 ‘시민이 안심할 수 있는 상태’, 즉 안심사회를 구축하는 국가의 역할을 설명했다. 안전을 실현하기는 불가능하지만,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고 증진시키는 여러 장치를 통해 안심사회를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이며 “리스크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위험요인에 대해 인식을 공유하고, 상호작용함으로써 총체적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에너지, 즉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구를 바꾸자! 2022년 제2회 시대전환 아카데미’ 마지막 강의는 9월 21일 수요일 오후 2시 ‘불평등 위기, 복지국가는 유효한가?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정책위원장)’라는 주제로 열릴 예정이다.

김보현 기자
bh@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