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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 않고 기억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부탁드립니다. 세월호가 온전히 인양될 수 있도록 가족들에게 힘을 보태주세요”
세월호 참사 2주기를 일주일 앞둔 9일 오후 6시, 대구시 중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에서 단원고 2학년 7반 고 정동수 씨의 아버지 정성욱 씨가 대구시민에게 호소했다. 대구백화점 앞을 가득 메운 1천여 명의 시민들은 “세월호를 인양하라”는 피켓을 들고 화답했다.
이날 열린?’세월호 참사 2주기 대구시민문화제 기억! 행동! 다짐!’은 1,531명과 18개 단체가 함께 추진했다.
문화제는 점점 기울어지는 세월호 안에서 단원고 학생들이 찍은 영상으로 시작했다. “이것 봐. 배가 기울었어”, “어떡해. 나 살고 싶어”하는 학생들의 목소리와 기울어진 복도가 보였다. 시민들은 여기저기서 눈물을 훔쳤다.
사회를 맡은 한민정 달서구 세월호약속지킴이는 “지난 2년 동안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며 “오늘 문화제가 다시 기억하고 행동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성욱 씨는 “해수부는 (인양 과정에) 만일의 사고를 대비해 보험을 든다고 한다. 만일의 사고에 대비한다는 건 세월호를 안 올릴 수도 있고 세월호를 파손시킬 수도 있다는 것”이라며 “세월호가 온전히 인양돼야 그 안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 수 있다. 살려달라 소리치는 아이들이 왜 그렇게 죽었는지 알고 싶다. 세월호 안에 진실이 있다”고 말했다.
한 고등학생은 단원고 희생자들에게 쓴 편지를 통해 “어떤 어른들은 운이 없어서 사고가 났다, 이제 세월호에 그만 발목잡혀라 그런 말씀을 하십니다”며 “대구에서 함께 세월호 진실을 밝힐 사람들을 찾겠습니다. 부디 그곳에서 잘 지내세요”라고 전했다. 그는 편지를 읽는 내내 울음을 참았다.
참가자들은 ▲세월호 온전한 인양?▲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책임자 처벌?▲세월호특별조사위원회 활동기간 보장?▲성역 없는 조사 등을 요구했다.
또, 희생자와 유가족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돈과 권력 앞에 사람의 가치도 생명도 다 짓밟히는 사회는 사람이 살아갈 수 없다. 부패와 무능이 관행이 되고, 진실을 밝히는 것이 위험하고 지겨운 일이 되는 사회는 더 이상 미래가 없다”며 “국민들이 안전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들 때 우리는 비로소 억울하게 간 영혼들 앞에 고개 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세월호 참사 2주기를 맞는 오는 16일 대구백화점 앞에는 세월호 참사 시민 분향소가 마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