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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우리나라 여당인 새누리당 이름조차 몰랐습니다. 죄송하지만 투표도 안 했습니다. 참사가 있기 전에는 정치는 하나도 몰랐습니다. 그런데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윽박지르고 막말을 한 사람이 지금 대구 시민들을 대표하겠다고 선거에 나왔습니다. 어떻게 저렇게 뻔뻔하게 표를 달라고 할 수 있어요. 이게 정치고, 이게?선거입니까?
지난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고 권오천(단원고 2학년) 씨의 형 권오현 씨는 조원진(57) 달서병 새누리당 국회의원 후보 출마 소식에 울분을 터뜨렸다.
8일 오전 11시, 세월호참사대구시민대책위원회와 대구환경운동연합, 4월16일의약속국민연대는 대구시 달서구 감삼동 조원진 후보 선거사무소 앞에서 ‘조원진 후보 낙선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달서병에 출마한 조석원(34) 무소속 후보도 함께했다.
서울에서 기자회견 소식을 듣고 내려온 권오현 씨는 “국회에서 청문회가 있을 때 조원진 의원은 손가락으로 저희를 가리키며 시끄럽다고 소리를 질렀다. 세월호 국정조사를 무산시킨 장본인이기도 하다”며 “참사에 책임이 있는 이들을 죗값을 받게 해 달라고 했다. 이유도 모른 채 국민이 죽어가지 않기를 바랐다. 국민의 알 권리를 개같이 아는 후보의 국회 입성을 막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권 씨는 2014년?참사 이후 6개월 동안 26kg이 빠졌다고 한다. 지금도 구토억제제를 먹지 않으면 먹은 것을 다 토해낸다. 그는 13년 전 대구지하철참사에서 친구를 잃었다. 대구지하철참사도 세월호참사도 그에게 여전히 큰 트라우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조원진 후보 낙선 촉구 이유로 ▲세월호 유가족에게 막말과 세월호 참사 조류독감에 비유?▲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독립성 침해?▲세월호 국정조사 무산 책임?▲4대강 사업, 원전 정책 옹호 등 반환경적 후보 등을 들었다.
이들은 “조원진 후보는 국회의원이 될 자격이 없는 부적격 후보”라며 “대구 달서병 유권자들이 조원진 후보를 심판해달라”고 호소했다.
이를 지켜보던 한 시민은 “왜 이 동네에 와서 세월호 이야기를 하느냐”며 역정을 내기도 했다. 한 부부는 한참을 기자회견을 지켜보며 “조원진 후보가 국회의원 안되는 이유는 너무 많지”라며 혀를 찼다.
김영순 세월호참사대구시민대책위원회 공동대표는 “조원진 국회의원이 대구지역 사람이라는 것이 정말 부끄러웠다. 이 정권이 계속되는 한 이런 참사는 되풀이될 것”이라며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조차 모르는 후보가 대구에서 당선되지 못하도록 막는 것이 우리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