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과학기술원 비정규직 노조, 3일의 총파업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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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후 2시 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공공연대노동조합 대구본부 디지스트시설관리지회(디지스트 노조) 조합원들은 디지스트 대학본부 앞에서 출정식을 열고 3일간의 파업에 들어갔다. 이들은 파업과 별개로 무기한 천막 농성도 시작했다.

디지스트 노조 조합원들은 용역업체 직원 신분으로 매년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는 청소미화, 경비보안, 시설유지보수, 고객응대 직종 등의 비정규직 노동자다. 이들의 요구조건은 지금보다 조금 더 나은 임금과 노동조건이다.

▲디지스트 노조 조합원들이 29일 오후 2시 디지스트 대학본부 앞에서 출정식을 열고 3일간의 파업과 무기한 천막 농성을 시작했다.

디지스트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부) 산하 정부 출연 기관으로, 정부에서 위탁 받은 연구를 하는 기능과 학생을 선발해 가르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국립대학 디지스트는 임대형 민자사업인 BTL(민간이 지은 시설을 정부가 임대) 방식으로 건설되어서, 시설에 대한 실제 운영은 A 민간업체가 맡고 있다.

조합원들은 민간업체가 시설 관리 업무를 맡긴 B 용역업체 소속으로, 노조는 재하청 구조로 인해 저임금의 열악한 노동환경의 원인이라고 지목한다. 노조는 “올해 초부터 7개월 동안 B 업체와 임금 및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교섭을 진행했다. 하지만 실질적인 예산 편성 권한은 일차적으로 A 업체가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교섭의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디지스트의 BTL 사업 예산은 민간업체로 전달되는 순간, 복잡한 중간과정에서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전혀 알 수 없다. 진짜 사장이 책임지고 전면에 나서 현 사태 해결을 위해 움직여야 한다. 노동조건 개선 이후에도 국민들의 세금이 올바르게 쓰일 수 있도록 특별감사 요구 등의 추가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경숙 디지스트 노조 지회장은 “건물만 지었다고 유지되는 게 아니다. 누군가는 경비 업무를 하고, 청소를 해야 한다. 제대로 된 우리 몫을 요구하는 것이다. 8년을 일하면서 아무리 요구해도 들어주지 않았다. 이젠 우리가 앞장서서 정보 공개와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하자”고 발언했다.

대학본부 관계자는 <뉴스민>과 통화에서 “우리도 안타깝지만 학교는 세입자일 뿐, 아무런 권한이 없다. 빨리 해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보현 기자
bh@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