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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단체들이 낙동강과 농산물, 수돗물에 이어 바다에서도 광범위하게 녹조 독소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농업용수와 레포츠 시설 등으로 노출되는 녹조 독성 물질에 대한 위험성을 지적하며 정부의 대책을 촉구했다. 환경운동연합 등은 25일 서울 종로구 환경운동연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낙동강 주요 지점에서 채수‧채토를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이들은 지난 4일부터 2박 3일간 부산 낙동강 하구둑에서 상류인 영주댐까지 낙동강 주요 지점에서 채수‧채토를 진행했다. 이번 ‘낙동강 국민체감 녹조현장 조사’는 낙동강네트워크·대한하천학회·환경운동연합·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의원(비례) 공동주최로 진행했다. (관련기사=녹조 낀 낙동강, 시꺼먼 흙더미 사이 붉은 깔따구 서식지로(‘22.08.25))
이번 조사 분석은 녹조의 남세균(유해남조류)이 만들어내는 독성물질 시아노톡신(Cyanotoxin) 중 마이크로시스틴(Microcystin), 아나톡신(anatoxin), 실린드로스퍼몹신(Cylindrospermopsins), 베타 메틸아미노 알라닌(BMAA: beta-Methylamino-L-alanine) 등 4종을 도출했다. 이승준 부경대 식품영양학과 교수팀이 효소면역측정법(ELISA)으로 분석했고, 측정 범위는 0.01~5 ug/L다.
각 지점에서 채취한 샘플을 활용해 낙동강 본류(23개)·경남 양산지역 논(7개)·다대포 해수욕장(1개)의 채수 분석과 경남 합천군 논 토양(2개)·낙동강 본류 퇴적토(10개) 채토 분석을 각각 진행했다.
먼저 낙동강 채수 조사 결과를 보면, 4종 독성 물질은 마이크로시스틴을 중심으로 검출됐다. 나머지 항목은 대부분 정량한계(0.01ppb) 미만으로 나왔다. 다만 남세균에 의한 신경독소인 베타 메틸아미노 알라닌(BMAA)이 다대포 해수욕장에서 1.116ug/L(ppb)이 검출됐다. 이들은 “BMAA는 알츠하이머나 루게릭병 등 뇌질환을 유발하는데, 국내에서 처음으로 검출된 것”이라며 “남세균이 질소와 토양미생물 등과 반응해 생기는 것으로 조건이 형성되면 다른 지역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구·경북 낙동강 주요 지점의 마이크로시스틴 농도 결과값을 살펴보면 ▲도동양수장 3,922ug/L ▲매곡취수장 건너편(우안) 270ug/L, 775ug/L ▲낙동강 레포츠밸리(좌안) 388ug/L ▲화원유원지(좌안) 338ug/L ▲성주대교 하단(우안)307 ug/L ▲칠곡보 생태공원(좌안) 288ug/L ▲달성보 선착장(좌안) 284ug/L ▲해평취수장 취수구(좌안) 245ug/L ▲상주보 선착장(우안) 9.4ug/L 등이다.
퇴적토 및 논 토양 조사에서는 ▲함안보 (우안) 4.8ug/kg ▲창녕 장천파크골프장 앞(좌안) 1.9ug/kg ▲매곡취수장 건너편(우안) 2.2ug/kg ▲칠곡보 생태공원(좌안) 2.2ug/kg ▲상주보선착장(우안) 0.9ug/kg 등으로 확인됐다. 채수 분석에서 대부분 정량한계 미만이던 독성 물질 항목들이 채토 분석에서는 마이크로시스틴에 비해 소량이긴 하나 모두 검출됐다.
환경단체는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달성군 도동양수장 취수구(낙동강 본류)에서 3,922ug/L 마이크로시스틴이 나온 것과 관련해 농업 용수의 안전성을 우려했다. 이들은 “논에 녹조 물이 있는 것을 낙동강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며 “논에 들어가 작업하는 농민과 남세균 독소가 축적된 농산물을 구매하는 소비자 건강 피해가 우려된다. 통합물관리가 시행되고 있지만 환경부가 강 본류 수질을, 농림수산식품부가 농업용수를 각자 관리하니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레포츠 시설에서 마이크로시스틴 388ug/L이 검출된 것을 두고, “미국 연방 환경보호청(USEPA)의 물놀이 기준(MCs 8ug/L)의 48.5배”라면서 “우리나라 친수 활동에 대한 기준은 유명무실하다. 국민건강 및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해당 위치에서 채취한 흙에서는 ▲마이크로시스틴 2.6ug/kg ▲아나톡신 0.37ug/kg ▲실린드로스퍼몹신 0.115ug/kg ▲BMAA 3.247ug/kg 등 4종 독성물질이 모두 검출됐다.
결과적으로 낙동강 전 지역에서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돼 상수원에 대한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했다. 환경단체들은 “2015년 미국 톨레도 시 수돗물 중단 사태 당시 원수의 마이크로시스틴은 15~20ug/L였다. 미국 등은 원수의 남세균 독소 여부를 중시하면서 상수원 관리에 집중한다”며 “원수가 불안하면 고도정수 처리를 해도 신뢰하기 어렵다. 원수 관리를 우선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영주댐 선착장 지점에서 채취한 물에서 아나톡신 3.945ug/L이 검출된 것에 대해도 언급했다. 이들은 “낙동강 본류에서 정량한계 미만인데, 영주댐 지역에서 아나톡신이 이 정도 나온 것은 독소 원인 남세균 종류가 다를 수 있다. 이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환경단체는 실태 조사 취지에 대해 “정부가 국민 건강과 안전에 대한 책임을 외면하고 있다. 그래서 민간단체가 나설 수밖에 없다”며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 이후 대규모 녹조가 10년 동안 매년 반복되고 있다. 특히 녹조(남세균) 독소 저평가로 유해성 문제를 외면하고 있다. 이번 조사는 녹조 독소 농도를 제대로 측정하고 이런 위험을 대비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 추진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녹조의 원인을 4대강 사업으로 짚었다. 이들은 “녹조는 영양물질, 일사량, 수온, 물순환 정체 시 발생한다”며 “4대강사업 전 낙동강의 녹조는 낙동강 하굿둑 등 유속이 느린 일부 구간에서 확인됐지만, 지금처럼 강 전체를 뒤덮는 재앙 수준은 아니었다. 4대강 사업 이후 낙동강 유속이 평균 5배, 일부 구간은 38배 느려졌다”고 지적했다.
장은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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