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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간 경북 포항 곳곳에서 연쇄적으로 길고양이를 죽인 동물학대범의 첫 재판이 열렸다. 학대범은 지난 6월 포항 한 초등학교 인근에서 길고양이를 죽인 뒤 노끈에 매달아 전시했고, 이로 인해 긴급 체포됐다. 조사 과정에서 학대범이 몇 년 전 한동대학교에서 일어난 연쇄적인 길고양이 학대 사건 등이 확인돼 함께 기소됐다. 학대범이 운영했던 동물 학대 내용이 담긴 유튜브 채널도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다. (관련기사=포항 초등생이 발견한 고양이 사체···경찰 수사 나서(2022.06.24))
17일 오전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 제3형사부 단독(판사 김배현) 심리로 열린 첫 재판에서 검찰은 피고인 A (31·남성, 무직) 씨에 대해 “2019년 8월 수 회에 걸쳐 3마리, 2020년 3월 수 회에 걸쳐 7마리 고양이를 잔인한 죽음에 이르게 했다”며 “또한 수 십 만원 상당의 고양이 급식소와 물품, 한동대 소유 기숙사 실외기 등을 손괴했다”고 공소사실을 밝혔다.
A 씨는 동물보호법 외에 재물 손괴와 절도, 부정사용공기호 행사·공기호부정 사용, 자동차관리법·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위반 등으로도 기소됐다. A 씨는 포항시 로고를 사칭해 공문서처럼 위조해 길고양이 급식소가 있는 장소 등에 게시했고, 타인의 오토바이 번호판을 부착하고 보험에 들지 않은 채 오토바이를 탔던 것으로 확인된다.
A 씨의 변호인은 “전반적으로 인정한다. 일부분 인정하지 않는 부분에 대해 말씀드릴 수는 있지만, 현재 피고인이 사선변호인 선임을 검토 중”이라며 “재판에 혼선을 줄 수 있어 상황이 확정된 다음에 변호를 진행해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날 재판장에서 피고인 A 씨는 별다른 말을 하지는 않았지만, 입·퇴장을 하면서 방청석과 재판장을 향해 인사를 하기도 했다. 다음 재판은 오는 24일로 예정돼 있다.
한편, 이 사건을 고발한 동물권행동 카라의 활동가들은 법원 앞에서 엄벌을 촉구하는 피켓팅을 진행했다. 동물권행동 카라 측은 “(피고인 A 씨는) 2019년부터 4년 동안 포항 시내와 대학 캠퍼스, 초등학교 일대에서 고양이를 연쇄적으로 학대하고 죽였다”며 “동물학대범에게 최고형인 3년형이 선고된 적이 없고, 실형 선고조차 드물다. 재판에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린다”고 했다.
장은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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