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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대구 랜드마크와 같았던 대구백화점이 지난해 7월 1일자로 운영을 중단한 후 1년의 시간이 지났다. 문 닫은 대구백화점 활용 방안은 지난 6월 지방선거에서도 잠시 다뤄지기도 했다. 대구백화점 활용 방안은 대구의 명물인 동성로의 미래와도 연결되어 있어서 시민적 관심사이기도 하다. 대구 시민들의 ‘대백’은 어떻게 될까? 어떻게 되어야 할까?
대구 중구 동성로에 위치한 대구백화점 본점 부지 매각 대금 납입 시기가 미뤄지고 있다. 유통업계에선 대구 지역 부동산 상황이 워낙 좋지 않아 매각 진행에 빨간 불이 켜졌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매수 기업은 PF 사정 때문에 늦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대구백화점은 7월 29일자 공시를 통해 7월 29일까지 납부하기로 했던 잔금 2,075억 원을 10월 31일로 연기했다고 밝혔다. 정정 사유는 ‘거래 상대방의 요청에 따른 잔금일 변경’이다.
대구백화점은 지난 1월 20일 제이에이치비홀딩스에 대구백화점 본점 토지 및 건물 일체를 2,125억 원에 매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애초 계약 조건은 계약금 50억 원을 즉시 지급, 중도금 300억 원을 6월 30일까지 지급, 나머지 잔금 1,775억 원을 11월 31일까지 지급하는 것이다.
하지만 제이에이치비홀딩스는 중도금 300억 원을 포함한 잔금 2,075억 원을 7월 29일까지 지급하기로 계약 내용을 변경했다. 7월 29일에는 잔금 2,075억 원을 10월 31일까지 지급하는 것으로 계약을 한 차례 더 변경했다.
본점 매각 금액은 대구백화점의 자산 총액 대비 43.67%(2021년 연결기준) 수준이다. 대구백화점은 올해 3월 분기보고서를 통해 ‘본점 양도에 따라 무차입 경영을 통한 수익성 개선이 가능해졌으며, 신규사업에 대해서도 다각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매수자인 제이에이치비홀딩스의 모그룹 제이에이치비개발은 부동산 컨설팅과 프랜차이즈 컨설팅 및 상권개발 유통업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이다. 법인 등기부등본에는 제이에이치비홀딩스의 본점이 대구백화점 본점 주소인 ‘대구광역시 중구 동성로 30’으로 기재돼 있지만 홈페이지에는 사업장이 서울 삼성동으로 안내돼 있다. 현재 대구백화점 본점 건물은 외부인의 내부 진입이 불가능하다.
계약이 무사히 완료된다 해도 철거 후 공사가 시작되기까지 시간이 더 걸릴 예정이다. 제이에이치비홀딩스는 애초 계약 조건으로 양도일인 11월 30일 이전까지 자체 비용을 들여 대구백화점 본점 건물을 철거하기로 했으나, 6월 30일 정정 공시를 통해 ‘건축물의 철거는 잔금 지급 후 매수인의 비용 부담 및 책임하에 진행한다’고 수정했다.
지역 유통업계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부동산 PF 부문의 둔화가 강화됐다. 금융사들이 대출 심사 허들을 높이고 있는데다 대구는 미분양 리스크도 높다. 투자 유치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고민이 많아졌을 것”이라며 “현재 실질적으로 지급된 건 계약금뿐인데 매각 대금 납입 시기가 더 미뤄질 수도 있어 보인다”고 해석했다.
제이에이치비홀딩스 관계자는 <뉴스민>과 통화에서 “매각 대금 지급이 미뤄진 건 PF 사정이다. 본점은 대구백화점 본점으로 돼 있지만 그 공간을 쓰진 않는다. 직원들은 모두 서울 사무소에 있다”고 답했다.
김보현 기자
bh@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