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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가 채무 상환 일환으로 달서구와 북구 행정타운 부지 매각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져 해당 지역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구시는 대구시 재산을 전수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해당 부지들이 매각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달서구 성서행정타운(이곡동 1252-3)과 북구 칠곡행정타운(구암동 771-2) 부지는 각 지자체로부터 여러 활용 방안이 검토·추진되곤 했지만 명확한 방향이 결정되진 않은 상태다.
성서행정타운은 2만 3,868.2㎡(7,233평) 면적으로 공시지가는 850억 원이다. 1990년 성서택지개발 당시 공공청사부지로 지정됐고, 인구증가에 따른 분구를 대비하여 2006년 대구시가 LH(한국토지주택공사)로부터 140억 원을 들여 매입한 부지다. 현재는 차량등록사업소 서부민원분소와 임시환승주차장, 수목원관리사무소 양묘장으로 이용되고 있다.
달서구는 그동안 대구시에 해당 부지를 뷰티케어 클러스터, 대구역사문화관, RO-JOB 테마파크, 국립 AI연구소, 친환경스마트자동차연구센터, 미래차 충전 메가스테이션 에너지 파크 조성, 문화·예술 복합단지 건립 등을 다양한 제안을 했지만 성사되지 못했다.
칠곡행정타운(북구 구암동 771-2) 부지는 1만 234㎡(3,101평) 면적으로 공시지가는 304억 원이다. 2011년 60억 원에 매입해 2011년 3월부터 북구청과 북대구우체국에서 공용주차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는 시립도서관 설립을 위한 용역이 진행되기도 했다.
지난달 채무 상환 계획을 밝힌 대구시는 그 일환으로 100억 원 이상 공유재산 매각을 추진 중이고, 대구시 자치행정과는북구와 달서구 행정타운 부지 매각에 대한 의견 조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각 지자체는 모두 매각 대신 공공시설 건립을 희망한다고 밝혔지만, 대구시는 매각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대구시가 행정타운 매각을 적극 추진할 의사를 보이자, 지역별로 반대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10일 오전에는 달서구 주민으로 구성된 성서종합문화복지타운 유치위원회가 성서행정타운 부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매각을 반대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배재회 유치위원회장은 “지난 30년 동안 부지가 방치되어 왔다. 성서주민들의 문화·복지·체육 등 종합타운으로 활용하자는 의미에서 뜻있는 주민들이 지난해 유치위원회를 구성해 활동해왔다”면서 “해당 부지는 지역 주민들을 위해 활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유치위원회는 ‘성서행정타운 (땅)매각반대추진취원회’로 이름을 바꾸고 성서행정타운 부지 주변에 ‘선서종합문화복지타운으로 건립하라’, ‘대구시는 땅장사인가? 투기꾼인가?’, ‘민간 매각 절대 반대’ 등이 적힌 플래카드도 내걸기도 했다. 이들은 반대 서명 운동도 진행할 예정이다.
같은 날 오후 2시, 달서구에 지역구를 두거나 연고를 둔 이영애·허시영·황순자·이태손·윤권근·전태선·김정옥(비례)(이상 국민의힘) 대구시의원도 대구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매각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영애(달서구 1선거구, 부의장) 대구시의원은 “대구시는 재정건전화 명분만 앞세워 장래 수요 및 재산관리의 구체적인 계획 없이 성서행정타운을 포함한 주요 공유재산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며 “성서행정타운은 국가기관 유치 등 성서지역 발전의 중심축 기능을 할 수 있는 곳으로 우려가 앞선다. 합리적이고 계획적인 재산관리 계획이 수립될 수 있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북구에서도 반발 움직움이 감지된다. 하병문(국민의힘, 북구 4선거구, 부의장) 대구시의원은 “해당 위치 주변은 관공서와 아파트 단지, 학교들 사이에 있어 공공부지로 활용이 되어야 한다. 매각에 대해서 주민들에 대한 의견 수렴 과정도 부족했다”며 “지역 국회의원과 시의원, 기초의원들과 함께 공동대응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구시는 지구단위 계획 변경과 행정재산 용도폐지 등의 과정을 통해 매각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대구광역시 행정국 총무과 재정점검단 관계자는 “대구시가 가진 100억 원 이상 재산을 전수 조사했다. 대부분 도로나 하천, 공원, 공공시설이 있어 매각을 할 만한 것이 달서구와 북구의 행정부지 타운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곳은 제대로 활용되지 않고 방치됐고, 채무 발행에 따른 연평균 이자가 400억 원 가까이 된다”며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설득하는 과정을 거칠 것이지만, 현재로서는 매각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장은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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