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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10대 산업 가운데 의료, ICT, 로봇의 연구개발비가 늘어난 반면 섬유, 자동차, 기계의 연구개발비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월 대구경북연구원은 ‘대구 기술혁신역량 현황 분석’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 연구 책임자인 김병태 대구경북연구원 산업혁신연구실 연구위원은 “대구 소재 기업들의 혁신 역량이 어느 정도 되는지 분석한 보고서. 이전까지는 주로 산학연을 묶어서 분석했다면 이번 연구는 개별 기업들을 살핀 데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대구의 기술혁신 역량은 전국에서 혁신성장역량 종합지수 10위, 혁신기반역량지수 14위, 미래산업기반역량지수 6위 수준으로 낮은 편이다. 대전이 다른 지역에 비해 압도적 우위를 보이며,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이 모두 상위권으로 분류돼 편중 현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대구는 혁신기반역량은 전국 평균을 밑돌고 있으나, 미래산업기반역량은 상회하는 미래산업기반 의존형에 속한다. 보고서는 ‘창업 부문에서 전국 4위를 차지한 것이 크게 작용했다’며 ‘R&D역량을 키워 기술사업화를 촉진하고 창업 활성화, 신산업기반으로 연결되는 지역성장 선순환구조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연구는 혁신역량 분석을 바탕으로 대구시 10대 산업별로 투입한 연구개발비의 정책 방향성을 제시하기 위해 진행됐으며, 국가과학기술 표준분류체계를 활용해 대구시 10대 산업과 연계한 R&D 혁신 역량을 분석했다. 10대 산업으로는 대구산업발전계획(2021)에서 제시한 ▲ICT ▲기계·뿌리 ▲로봇 ▲물 ▲미래형자동차 ▲섬유 ▲소재 ▲에너지 ▲의료 ▲신서비스를 꼽았다.
연구 대상연도인 2018년에서 2020년 사이 개별 혁신 주체별로 R&D 혁신역량을 분석한 결과 로봇, 기계·뿌리산업에 참여한 기업이 가장 많이 나타났다. 같은 기간 연구개발비 총액이 증가한 산업은 의료, ICT, 로봇, 소재, 에너지산업 순이었다. 반대로 연구개발비 총액이 감소한 산업은 섬유, 자동차, 기계, 물, 서비스산업 순이었다.
상위 15개 기업이 전체 연구비에 차지하는 비중이 큰 산업은 신서비스, 물산업, 섬유산업이며 자동차, 기계·뿌리, 에너지산업에서 특허출원 건수가 가장 많았다. 기업부설연구소 타 지역 소재지는 경북 칠곡, 경산 등 대구 인근이 가장 많았고, 기업 유형은 중소기업이 81.1%로 가장 많았다.
보고서는 향후 개별 기업의 R&D 역량을 바탕으로 혁신주체 간 협업 네트워크 체계 구축 시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대구시 산업별 로드맵, 주요 이슈 발굴 시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으며 개별 기업의 연구비 수주 현황, 기업 본사 소재지, 기업부설연구소 소재지, 연구분야, 특허 건수 등 10대 산업별 상위 기업의 데이터가 담겨 활용 방안이 매우 많을 것으로 예측한다.
개별 주체별로 국가과학기술표준분류체계 371개 중분류로 분석을 한 것이 연구의 특이점이다. 국가연구개발사업 기획 시 국가과학기술 표준분류체계에 따라 기술명이 표기되므로 개별 혁신 주체별 R&D 역량 파악이 가능하다. 기존 연구는 산·학·연별 국가과학기술 표준분류체계 33개 대분류를 사용한 것이 대부분이었다는 게 김병태 연구원의 설명이다.
김 연구위원은 “10대 산업을 분류하고 각 산업별 상위 15개 기업을 추리는 과정에선 전문가(대구시 해당 과, 기술전문가 등) 자문을 구했고, 국가과학기술 통계 서비스의 공식 통계를 활용했다”며 “새로운 연구방법론을 사용한 것이라 외부에서 자문 연락도 많이 온다. 연구방법론에 대한 내용 공개도 대구시 측에서 원치 않아서 현재는 모두 비공개 상태”라고 설명했다.
한편 연구보고서는 각 산업별 상위 15개 기업을 꼽고 현황을 분석한 자료가 포함됐으나 기업의 내부 정보가 담겨있어 비공개됐다. 대구경북연구원 홈페이지는 연구보고서의 목차만 올라와 있으며, 대구경북연구원은 <뉴스민>에 기업명을 지운 보고서 일부를 공개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대구시가 용역을 맡긴 사업이 맞지만 보고서 전반에 기업 내부 자료가 들어있어 외부 공개는 어렵다”고 밝혔다.
김보현 기자
bh@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