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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지역 미분양 주택 물량이 전국 최다를 기록했다. 공급·입주 물량 과다로 지역 부동산 시장이 계속 침체하고 있는 가운데 대구 중·동·남·달서구가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신규 지정되면서 주택공급 과잉 현상이 해소될지 관심이 쏠린다.
지난달 29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6월 주택 통계 발표’ 자료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주택 매매거래량이 급감하면서 미분양 매물이 쌓이고 있다. 반면 전국의 6월 인허가 실적은 작년 6월 대비 12.6% 증가하면서 주택수급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대구는 상황이 좋지 않다. 6월 말 기준 대구 미분양 주택은 6,718가구로 전국 17개 시도 중 1위다. 전국 미분양 주택(2만 7,910가구)의 24%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주택매매 거래량은 급감했다. 6월 대구 주택매매 거래량은 1,628건으로 올해 5월(1,628건)보다 27.1%, 작년 6월(2,885건)보다 58.9% 줄었다.
반면 인허가 실적은 늘었다. 대구지역 6월 주택 인허가 실적은 5,657가구로, 전년 동월 대비 7배가 늘었고, 10년 평균치보다 2배 이상 많았다. 준공 실적은 늘어나는 데 비해 악성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이 증가하고 있다는 문제도 있다.
대구에선 6월에만 3,540가구가 준공됐다. 작년 6월(908가구)보다 4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올해 상반기 대구의 주택 준공 실적(1만 1,285가구)은 10년 평균 수치(6,970가구)의 2배에 가깝다. 반면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6월 기준 205가구로, 5월(195가구) 대비 5.1% 증가했다. 이는 전국 평균인 4.4%와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평균인 0.6%를 상회하는 수치다.
경북 분위기도 심상치 않다. 경북의 6월 기준 미분양 물량은 4,823가구로, 전국 17개 시도 중 대구에 이어 2위다. 특히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이 5월 1,054가구에 이어 6월 1,018가구로 전국 1위를 기록했다.
시민들 사이에선 금리 인상과 집값 고점 우려로 아파트 거래 절벽이 심화하는 가운데 미분양 주택까지 급증하면서 집값 하락세가 더 가팔라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대구 수성구 범어네거리의 한 부동산 업자는 “이 동네는 다른 곳에 비해 투자나 실거주 목적의 문의가 많은 편인데 올해 확실히 문의 자체가 많이 줄었다”며 “아파트를 팔기 위해 내놓은 사람이나 실거주 목적으로 최근 몇 년 사이 구매한 사람들이 부동산에 들러 시장의 변동성이 심해 불안하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달 29일 한국주택도시보증공사는 ‘제70차 미분양관리지역 선정·공고’를 통해 대구 중·동·남·달서구 4개 구를 포함한 전국 9개 지역의 미분양관리지역 선정 현황을 발표했다.
미분양관리지역 지정은 주택도시보증공사가 매월 미분양 주택 수가 500세대 이상인 시·군·구 중 ▲미분양 증가 및 해소 저조 ▲미분양 우려 ▲모니터링 요건 중 1개 이상 충족 지역을 대상으로 선정한다.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선정되면 해당 지역 내에서 분양보증을 발급받을 때 예비심사 또는 사전심사를 받아야 한다.
대구 중·남·달서구는 미분양 해소 저조와 미분양 우려를, 동구는 미분양 해소 저조를 이유로 미분양관리지역에 지정됐다. 수성구도 기준을 충족하지만 조정대상지역 규제를 받고 있어 제외됐다. 적용 기간은 8월 5일부터 9월 30일까지다. 지난 3월 미분양관리지역에 이름을 올린 경북 포항·경주의 미분양관리지역 지정도 9월 30일까지 유지된다.
김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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