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정수장 사고 원인은 고농도 황화수소···사이안화수소는 미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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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상수도사업본부 죽곡 정수사업장에서 발생한 가스 중독 사고 원인이 ‘사이안화수소’가 아닌 ‘황화수소’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28일 대구경찰청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 감정 결과 죽곡 정수사업장 사고원인과 관련해 현장 포집 기체에서 1,000ppm 이상 황화수소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사이안화수소는 나오지 않았다.

경찰에 따르면 사망한 하청업체 노동자(70) 혈액에서도 황화수소가 나왔고, 여기에도 시이안화수소는 미검출됐다.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르면 황화수소는 기준 농도가 10ppm인데, 사고 현장에서 100배 이상 수치가 검출된 것이다. 500ppm이 넘은 상태에서 30분~ 1시간 정도 노출되면 의식불명이나 사망에 이를 수 있다. 1,000ppm의 경우 수 분간만 노출돼도 의식불명과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양희성 대구광역수사대 강력범죄수사계장은 “황화수소 외에 다른 물질은 안 나왔다”며 “부검은 끝났고 결과도 조만간 나올 것 같다. 질식사로 사망한 것이 맞다면 황화수소 중독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무취인 사이안화수소와 달리 황화수소는 달걀 썩는 냄새가 나는데, 산소가 부족한 장소에서 유기물이 미생물에 의해 분해될 때 생성된다. 지난 10년간 발생한 밀폐공간 중대재해에서 사고 원인이 황화수소가 가장 많았고, 사이안화수소가 원인으로 나온 경우는 없었다. 따라서 사고 당시 사이안화수소가 47ppm가 측정됐다는 발표가 나온 뒤 전문가들과 유관기관 관계자들은 ‘사이안화수소’가 사고 원인이 아닐 수 있다는 가능성을 조심스레 제기하기도 했다. (관련기사=죽곡정수사업장 사망사고, ‘사이안화수소’ 검출 경위 의문(2022.07.26))

사고 당시 사고원인 물질로 사이안화수소가 나온 배경으로 구조 목적의 소방본부가 가진 기계의 한계와 전문 분석기관이 아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나온다.

전관수 영남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소방본부가 그런 것들을 분석하는 전문기관이 아니다 보니 측정하고 확인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던 것 같다. 들고 다니면서 측정을 하는 장비는 보통 전자센서를 이용하는데 오차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구조 목적에서 보면 황화수소와 사이안화수소 모두 유독가스”라고 말했다.

김중진 대구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공동대표도 “통상적으로 퇴적물에는 황화수소나 이산화황, 암모니아 이런 게 나오니까 시아안화수소를 인위적으로 넣지 않는 한 안 나온다. 결과가 나오기 전부터 황화수소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며 “(가스 측정기계) 제조사에도 확인을 해보니 황화수소 농도가 한 100ppm 이상 나오면 시아안화수소로도 검지가 된다더라”고 했다.

한편 사고 이후 경찰(국립과학수사연구소)과 대구지방고용노동청, 대구지방환경청이 각각 현장에서 시료를 채취해 분석을 진행했고 경찰 조사 결과가 이날 가장 먼저 확인됐다.

장은미 기자
jem@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