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노동·시민·정당 등 잇따라 성명 내고, 정수사업소 사고 비판

홍준표 시장 사과와 철저한 진상규명, 대책 마련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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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산하 대구상수도사업본부 정수사업소 정화조 청소 작업 중 발생한 산업재해를 두고, 21일 대구지역 노동·시민·정당단체들은 잇따라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홍준표 대구시장 차원의 사과 등과 함께 철저한 사고조사와 함께 재발 방지 대책을 촉구했다. (관련기사=대구상수도사업본부 정화조 청소하던 하청노동자 사망(2022.07.20))

먼저 민주노총 대구본부(본부장 이길우)는 작업장 안전수칙 기본을 지키지 않아서 발생한 사고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2년 전 수중안전진단 작업에 취수구를 잠그지 않아 하청업체 잠수사가 사망한 적이 있다. 여전히 불안전한 작업환경에 외주업체를 던져놓았다”며 “밀폐 공간에서 작업을 할 때, 산소 및 유해가스 농도 측정·환기 실시·구조작업 시 보호장비 등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아 발생한 사고”라고 했다.

그러면서 “기초적인 안전수칙도 지키지 않은 상수도본부장과 중대재해처벌법의 최고책임자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 사건에 책임을 다해야 한다”며 홍 시장의 사과와 함께 재발 방지 대책을 수립하고 이행하라고 했다. 또 대구지방고용노동청 광역중대재해관리과와 대구경찰청 광역수사대가 엄정한 조사를 해야한다고도 했다.

전국공무원노조 대구지역본부(본부장 조창현) 역시 별도 성명을 내고 사건에 대한 입장을 전했다. 우선 “이번 사고에 대해 대구시와 구·군 전체 공무원 노동자를 대표하여 비통한 마음으로 대구시민들께 사과를 드린다”면서 “저수조 작업 중 사망한 하청노동자의 원청은 죽곡 정수사업소 일 수 있으나 진짜 사장은 대구시청이 될 수밖에 없다. 원청의 공무원 노동자 두 분도 사경을 헤매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매뉴얼을 만들고 지킨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 중대재해처벌법 내용과 그 처벌에 대한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며 “대구시·구·군 기관장을 비롯한 정책결정권을 가진 고위관료들의 각별한 관심과 준비를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정의당 대구시당(위원장 한민정)도 성명을 통해 “대구시는 산하기관에서 일어난 중대재해에 대해 엄중한 책임과 함께 재발방지 대책을 수립하라”고 빍혔다. 이들은 “공간의 안전작업 수칙을 지키지 않아서 발생했다. 유해가스 현장에 뛰어든 공무원들도 작업장 안전교육이 없었다”며 “안전한 대구와 일터를 만들겠다던 대구는 중대재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어떤 조치를 취했는 지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공동대표 김중진)도 보도자료를 내고, 해당 사건이 “총체적 안전불감증에 의한 재래형 중대재해”라고 짚었다. 이들은 “지하 저류조 퇴적물에 유독가스가 발생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상수도사업본부에서 유해가스 농도 측정이나 환기 조치, 호흡기 보호구 착용 등 안전조치 상태를 확인한 뒤 작업을 허가했어야 했다”며 “정수사업소의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상수도사업본부에서 2020년 잠수사가 취수구에 빨려들어가 숨지는 사고와 같은해 매곡정수장에서 철거작업 도중 추락 사고가 있었다”며 “연이어 중대사고가 발생하는 것은 대구시가 중대시민·산업재해를 예방할 의지와 관심이 부족하고 형식적으로 관리한다는 책임을 피해갈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안실련은 최근 대구시가 추진하고 있는 공공기관 통폐합으로 대형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통합에 따른 조직기강 해이는 물론 의사결정권자 부재로 안전관리가 소홀해 질 수밖에 없다”며 “급하게 통합이 추진되어서는 안 되고, 사각지대가 없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은미 기자
jem@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