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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숙의 과정과 타당성 용역을 거쳐 진행되던 대구시의 주요 정책이 홍준표 대구시장 취임 후 좌초 위기에 처하면서 대구시의회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윤권근, 이재숙 대구시의원은 각각 대구 신청사 건립과 제2대구의료원 건립 무산을 우려하며 5분 발언에 나섰다.
22일 오전 열린 대구시의회 294회 임시회 3차 본회의에서 이재숙 대구시의원(국민의힘, 안심동)은 제2대구의료원 건립 유보를 지적하면서 전문가와 시민 의견을 반영해 계획대로 건립할 것을 촉구했다.
이 의원은 “2020년 2월 대구에서 시작된 코로나19 대유행 악몽은 지금까지 끝나지 않고 계속되고 있다. 3년이 넘도록 끝날 줄 모르는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공공의료 확충에 대한 관심과 요구가 그 어느 때 보다 큰 상황”이라며 “2021년 실시한 대구시민 인식조사 결과에서도 응답자 66.7%가 설립을 찬성했으며, 87.6%는 이용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고 짚었다.
이어 “‘우리나라 의료체계는 이미 공공의료’라고 하셨지만 민간 중심의 의료공급체계 하에서 감염병 확산과 같은 사회적이고 공공적인 재난 상황에선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우리나라 공공의료기관은 전체 의료기관 대비 약 5%에 불과한데, 코로나19 환자 70% 가까이 담당하며 절대적 역할을 맡았다. 의료 자원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공공의료 자원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현재 대구의료원을 정상화하고 기능을 강화하는 것 또한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며 “하지만 공공의료 확충 및 지역 간 의료 불균형을 해소하기에는 대구의료원만으로 부족하기에 240만 대구시민을 위한 제2대구의료원 건립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권근 대구시의원(국민의힘, 성당·두류·감삼동)은 옛 두류정수장 부지 건립으로 추진되던 신청사 건립이 백지화될 것을 우려했다. 윤 의원은 “지역주민들은 신임 시장이 제시한 3대 시정 목표 50대 세부과제에 신청사 건립 계획이 반영되지 않은 점, 시장 선거 과정 불거진 문제, 청사 건립기금 폐지 등으로 건립사업이 재검토되거나 백지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시청 신청사 건립은 일반적인 공공시설 사업이 아니”라며 “지난 15년간 지역사회를 분열시킨 갈등의 불씨였다. 이런 측면에서 단순히 선거전략으로 ‘사업 백지화’를 내세우거나 하루 만에 백지화 결정을 번복하는 등 정책이 우왕좌왕하는 것은 240만 대구시민을 우롱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새청사 건립 사업의 2026년 준공을 위한 안정적인 예산 확보 및 계획적인 사업 추진을 위해서 청사건립기금은 반드시 존치되어야 한다”며 “일반회계로 추진되는 건립사업은 언제든 대구시 재정 여건 등 상황에 따라 홍준표 시장님 의지로 사업비가 축소되거나 없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책 추진의 신뢰를 주기 위해서 청사건립기금을 존치시키고 계획에 따라 2026년에 준공되도록 끊임없는 관심과 노력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후보 시절부터 제2대구의료원 건립에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냈고, 시장 취임 후에는 권영진 전 대구시장이 밝힌 제2의료원 건립 계획을 유보하고 현 의료원 기능 강화를 우선하겠다고 밝혔다. (관련기사=홍준표 시정, 제2대구의료원 시민공론도 무산시킬듯(‘22.7.5), 대구시, 대구의료원-경북대병원 위탁 방안 본격 추진(‘22.7.13))
신청사 건립에 대해선 후보시절 ‘백지화’를 언급했다가 반발이 크자 하루 만에 번복했다. 시장 취임 후에는 신청사 부지 중 하나였던 옛 경북도청을 주 시장 집무실로 활용하기 시작했고, 최근 재정혁신의 일환으로 신청사건립기금을 폐지하기로 했다. (관련기사=‘대구 신청사 이전 재검토’ 하루 만에 말 바꾼 홍준표(‘22.4.7))
이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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