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준표 대구시장이 취임 후 과잉 의전 구설이 나온다는 <연합뉴스> 보도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홍 시장 취임 후 구내식당에 홍 시장을 위한 전용석이 생겼고, 홍 시장 출근길엔 동인동 시청사 앞에 통제선이 마련돼 집회 시위의 자유도 보장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 시장은 보도 직후 본인의 SNS를 통해 “참 못된 기사”라며 “가십성 기사로 흠집이나 내보려는 못된 심보”라고 반응했다.
19일 <연합뉴스>는 ‘홍준표 대구시장, 구내식당 ‘별궁’ 등 과잉 의전 구설수’ 보도를 통해 홍 시장 취임 후 과도한 의전이 집행되고 있다고 짚었다. 보도에 따르면 홍 시장이 간부들과 산격동 청사 구내식당을 이용할 때면 칸막이를 통해 홍 시장과 간부들의 자리가 별도로 마련된다. 그 때문에 시청 직원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는 시청 직원 인터뷰를 통해 권영진 전 시장과도 차이를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 <연합뉴스>는 19일 오전 홍 시장의 동인동 청사에 출근하는 과정에서도 과잉 의전이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동인동 청사 앞 인도가 ‘부지 경계선’이라는 이유로 통제선이 마련됐고, 6개월간 이곳에서 1인 시위를 하던 한 남성이 통제선 밖으로 밀려났다. <연합뉴스>는 30년 가량 대구 시청을 출입한 한 기자의 입을 빌어 “대구시청을 취재한 이래 이런 경우는 처음 본다”고 전했다.
홍 시장은 기사가 공개되고 약 2시간 만에 자신의 SNS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홍 시장은 “참 못된 기사가 떴다”며 “구내식당에 직원들 대부분 식사하고 난 뒤 12시 30분에 가서 같은 식단으로 구석진 자리에 가림막 하나 설치했다고 별궁이라고 하지 않나. 청사 내 1인 시위는 부당하니 청사 밖에서 하라고 원칙적 지시를 하니 과잉 단속이라고 하지 않나”라고 적었다.
이어 “시의회 참석 위해 동인동 청사에 갔을 때 의회 담당인 정무조정실장과 비서실장이 문 앞에 나와서 안내하니 그걸 과잉 의전이라고 하지 않나”며 “참 어이가 없다. 시정 개혁에 불만이 있으면 그걸 정면으로 비판해야지 되지 않은 가십성 기사로 흠집이나 내 보려는 참 못된 심보”라고 밝혔다.
특히 홍 시장은 “스마트폰 뉴스 시대에 각 지자체 공무원이 컴퓨터로 보지도 않는 통신 구독료를 전국 지자체마다 한 해 수천만 원씩 거두어 가는 것은 올바른 처사인가”라며 “그것부터 따져 보자. 전국 지자체 세금을 그렇게 낭비해도 되는지”라고 국가기관 통신사로서 <연합뉴스>가 정부로부터 받는 구독료를 문제 삼았다.
홍 시장의 반응은 청년들과 소통한다며 만든 ‘청년의꿈’에서도 이어졌다. 홍 시장은 <연합뉴스> 관련 질문글 3개에 잇따라 답변을 달면서 “그것도 기사라고”, “그저 흠집을 내려다보니 그래요. 되로주고 말로 받는 수도 있는데”, “공돈처럼 돈이 들어오니 배가 불렀어요. 스마트폰 뉴스 시대로 세상 바뀐 줄도 모르고 자기들만 국가기관통신이라고 독점 주장을 하지만 뉴시스, 뉴스원 등 인터넷 통신사도 많이 생겼어요”라고 불편한 심사를 그대로 드러냈다.
홍 시장이 SNS에 글은 남기고 1시간여 뒤 대구시도 설명자료를 내고 <연합뉴스> 보도에 반박했다. 대구시는 “보도 내용이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어 아래와 같이 사실관계를 명확히 하고자 함”이라며 <연합뉴스> 보도를 단락별로 나눠 ‘사실’이라는 말머리와 함께 긴 설명을 덧붙였다.
한편, <연합뉴스> 보도 후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논평을 내고 홍 시장을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은 “오늘 연합뉴스의 홍준표 시장의 전용 구내식당 자리와 과잉 의전 기사는 홍 시장이 대구시장을 어떤 자리로 인식하고 있는지 의구심을 가지게 한다”며 “시정은 초기 보여주기에서 대구의 발전을 위한 포부와 청사진이 필요하지만 결국 거의 모든 일정에서 시민을 위한 진정성 있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정의당 대구시당도 “홍준표 시장에 대한 과도한 의전이 구설수에 오르내리고 있다”며 “시장이 공무원들과 소탈하게 식사하는 모습은 불가능한가? 시청 앞은 대구 시민 누구나 찾아와 자신의 얘기를 할 수 있는 곳이어야 되지 않는가? 홍준표 대구시장은 대구의 변화를 위해 본인부터 더 낮추길 바란다”고 꼬집었다.
이상원 기자
solee412@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