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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가 조례를 개정하기도 전에 공문에서 ‘관사’를 ‘숙소’로 변경해 사용하고 있어 의회를 무시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대구시 관계자는 “시장님이 언급했고, 곧 의회에서 통과될 거라고 보고 7월부터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사’를 ‘숙소’로 변경하는 대구시 공유재산관리 조례 일부개정안은 지난 13일부터 진행 중인 대구시의회 임시회에서 심사 중이다.
대구시 관사 현황 정보공개청구
조례 개정안 대구시의회 통과도 안했는데
‘관사’ 현황 정보공개청구에 ‘숙소’로 답변
대구시, “통과될 거라고 보고 7월부터 숙소 명칭 사용”
정보공개대상에 따라 공개 정보도 제각각
<뉴스민>은 지난달 23일 대구시를 포함해 대구·경북 주요 행정기관이 관리하는 관사의 건물유형, 규모, 보유형태, 재산가격, 연간 관리. 운영비, 주소, 운영현황을 정보공개청구했다. 지난 6일 대구시는 시장이 거주하는 관사 주소, 취득가격, 규모를 공개하지 않은 채 부분공개 결정했다. 일부 비공개 사유를 개인 사생활 침해를 들었다.
<뉴스민>은 거주지를 특정할 수 있는 정보(주소)는 공개하지 않더라도, 다른 정보(가격, 규모)는 대구시 공유재산이므로 공개해야 한다고 이의를 신청했고, 며칠 뒤 일부 내용이 추가 공개됐다. 대구시 공개 자료에 따르면 대구시 관사는 7곳(5곳 소유, 2곳 임차)이다. 이 중 하나는 권영진 전 시장이 거주하던 관사는 매각 진행 중이고, 다른 하나는 홍준표 시장 주거용으로 지난달 8일 관사(137.1㎡, 남구)를 샀다.
대구시는 공개 자료의 용어를 모두 임의로 ‘숙소’로 표기하기도 했다. 대구시 조례상 ‘관사’로 행정용어가 결정되어 있고, 정보공개청구 또한 이에 준해 청구했음에도 숙소로 표기한 이유에 대해 이수정 대구시 재산관리팀장은 “관사는 이미지가 부정적이라 숙소로 바꾸는 걸 시장님이 언론에 밝혔고, 조례 개정을 추진 중이라 7월부터 바뀐 명칭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 시장은 지난달 29일 자신의 SNS에 “공직자분들이 지방 근무 시 제공하는 숙소는 종래 관사 문화와는 전혀 다른 것”이라며 “근무지를 옮길 때마다 집을 사고팔아야 한다면 누가 공직을 맡으려고 하고 지방에 내려가려고 하겠나. 최소한의 숙소 문제는 해결해주어야 함이 상당하다”고 썼다. 홍 시장은 대구시장 취임 전 수성구 상동에 있는 한 아파트에 전세로 살았다.
‘조례개정안이 통과되지 않을 수 있지 않느냐’, ‘개정 전에 공식문서에 변경 명칭을 쓰는 것은 임의 사용이지 않으냐’는 질문에 이수정 재산관리팀장은 “(조례 개정 전 임의 사용은) 그 말은 맞다. 의회에서 통과되지 않으면 그때 다시 (명칭을) 바꿔 사용하면 된다”고 답했다.
대구시의 행정처리는 사실상 의회를 무시한 처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조광현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은 “대구시가 추진하는데 의회가 반대할 수 있겠느냐는 발상이다. 대구시의회를 무시하는 처사고, 이는 대구시민을 무시하는 태도”라고 지적했다. 대구시의회는 국민의힘 31명, 더불어민주당 1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대구시는 관사 현황 정보를 상대에 따라 다르게 공개하기도 해서 관사의 정확한 현황을 파악하기도 힘들고, 대구시의 정보 공개 자체의 신뢰성도 떨어뜨리고 있다. 지난달 15일 <뉴스민>보다 앞서 관사 현황을 정보공개청구한 우리복지시민연합은 지난 12일에서야 자료를 받았다.
복지연합도 ‘숙소’로 표기한 자료를 공개 받았는데, 관사 4곳에 대한 정보만 공개됐다. 대구시 총무과 관계자는 “정보공개청구 부서 지정에 오류가 있었던 것 같다. 총무과가 관리하는 관사가 4곳이고, 회계과는 대구시 전체 관사를 관리하고 있어 7곳이 맞다”고 말했다. 청구자가 회계과, 총무과 관리 관사를 따로 지정하지 않았는데 임의로 판단해 행정 정보에 오류가 발생한 것이다.
그런데 지난 15일 열린 대구시의회 294회 임시회 2차 기획행정위원회에 출석한 권오상 자치행정국장은 대구시 보유 관사가 8곳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공유재산관리 조례 일부개정조레안 심사 과정에서 대구시의 현재 보유 관사가 몇 개냐는 물음을 받은 권 국장은 16개에서 8개로 줄였다고 설명했다. 권 국장 설명에 따르면 서울 보유 4개, 세종 보유 2개, 대구 보유 2개 등을 처분했다.
대구시는 지난달 8일 홍 시장이 임기 중 묵을 관사를 새로 샀다. 남구 봉덕동에 있는 아파트 매입가는 8억 9,600만 원으로 권영진 전 시장이 마련할 때 쓴 6억 4,800만 원 보다 2억 4,800만 원 더 많은 비용을 들였다.
천용길 기자
droadb@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