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웨이항공 본사 대구 이전 가시화, 지역이 얻을 효과는?

실질적 지역 효과는 아직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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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웨이항공 본사의 대구 이전이 가시화하면서, 본사 이전에 따른 유발 효과가 주목된다. 생산 유발 효과가 크다는 분석도 있지만, 실질적인 시민의 혜택으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인은 지난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티웨이항공 본사가 서울에서 대구로 내려오기로 합의를 봤다. 7월 5일 오전 11시에 대구공항에서 MOU을 체결한다”고 발표했다.

티웨이항공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기준 대구공항 국제선 점유율 49%를 소화하는 등 지역 거점 항공사 역할을 해왔다. 이와 함께 본사 이전 논의도 꾸준히 진행됐다. 작년 9월 정홍근 티웨이항공 대표이사와 모회사인 예림당 나춘호 회장의 장남 나성훈 부회장이 대구시와 대구상공회의소 관계자를 만나 관련 논의를 진행하기도 했다.

대구시, 티웨이항공에 어떤 혜택 제공할까

지자체 입장에서는 기업의 본사를 유치하면 취업 인구를 늘릴 수 있고 법인지방소득세 등 지역 세수 확보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행·재정적 지원을 마련해 홍보한다. 홍준표 당선자가 개인 SNS를 통해 티웨이항공의 본사 이전을 홍보한 것처럼 지자체장의 실적이 되기도 한다.

기업의 본사 이전은 지자체장의 실적으로 홍보된다. 홍준표 당선인은 페이스북을 통해 취임 직후 티웨이항공과 MOU를 체결하기로 했다는 내용을 밝혔다. ▲사진=홍준표 당선인 페이스북

대구경북연구원은 올해 1월 발표한 보고서 ‘LCC본사 지역 이전 기대효과’에서 티웨이항공의 본사 이전을 위해 ▲거점항공사 전용터미널 구축 ▲운영자금 등 금융지원 ▲사업장 설치를 위한 토지매입비 및 설비투자금액 등 보조금 지원 ▲법인세‧지방세‧재산세 감면 조례 제정 등 세제상의 혜택 ▲실질적 손실금 보전 대책 마련 등의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티웨이항공의 본점은 서울시 강서구의 김포국제공항 화물청사에 위치해 있다. 법인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국내외항공운송업뿐만 아니라 부동산 매매업 및 임대업, 여행업, 관광사업, 수출입업, 통신판매업, 광고업, 외식업 등을 사업 목적으로 두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본사 이전 뒤 항공운송업 외 다른 사업을 적극적으로 영위할 가능성도 열어놨다. 정홍근 티웨이항공 대표는 올해 3월 <시사온>과의 인터뷰에서 “대구 신공항이 개항되는 시점에 맞춰서 그 지역을 대표하는 항공사가 있길 바라는 게 지자체의 입장이고, 자사도 신공항을 배경으로 우리 MRO(항공정비사업) 공장을 구축하는 등 지방 공항을 거점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포착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아직 서류상 이전 논의… 대구시가 얻을 혜택 살펴봐야

하지만 지자체 세금으로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만큼 대구시와 시민이 실질적으로 어떤 혜택을 볼 수 있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아직 MOU를 맺기 전이라 대구시와 티웨이항공의 협약 내용은 정해진 게 없다. 다만 대구시가 티웨이항공의 본사 이전으로 인한 실질적인 효과를 보기까진 시간이 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도 “서류상 본사를 대구로 옮기는 것이며, 통합신공항이 완공되면 본사를 이전할 것으로 보인다”는 입장을 설명했다.

아직 대구시와 티웨이항공의 구체적인 MOU 내용에 대해선 정해진 게 없다. 양측은 7월 5일 오전 대구국제공항에서 MOU 체결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사진=티웨이항공 홈페이지

대구경북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이 본사를 대구로 이전할 경우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 기준 대구에서 발생하는 생산 유발 효과는 약 8,290억 원, 부가가치유발 효과는 약 1,945억 원으로 추정된다. 830여 명의 신규 고용 창출과 33억 원 이상의 조세 유발 효과도 예상된다.

일각에선 실적 부진의 타개책으로 본사 이전을 통해 투자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사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국제선이 셧다운됨에 따라 수익성이 매우 악화됐다. 이 여파로 2020년에는 연결 기준 매출액 2,692억 원, 영업손실 1,743억 원을 기록했으며, 2021년에도 매출액 2,144억 원, 영업손실 1,483억 원으로 적자가 지속됐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LCC(저비용항공사) 업계의 구도가 재편되고 있기 때문에 티웨이항공도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LCC 중 보유 항공기 수가 가장 많은 제주항공, 출범 준비 중인 통합LCC(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와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다. 아직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항공 운행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황이라 불확실성이 크다”고 해석했다.

대구시가 큰 기대를 걸고 있는 ‘본사 인력 이전과 신규 고용 창출’에도 변수가 많다. 전자공시 시스템의 2021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티웨이항공 직원은 승무직을 포함한 항공운송 부문이 1,800여 명, 일반행정직을 포함하는 항공운송지원 부문이 300여 명으로 분류돼 있다. 티웨이항공 측 설명에 따르면 대구에는 협력사 인력 등을 포함해 200여 명이 배치돼 있다.

현재 채용이 진행 중인 운항승무원, IT·재무·운송·산업안전·노무 등 행정직은 모두 근무지가 서울로 돼 있다. 티웨이항공 측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과 김포공항 운항 노선 비중이 큰 만큼 본사가 이전하더라도 기존 서울 본사의 업무는 유지될 전망이다. 따라서 항공 노선 확대에 따른 고용 창출이 발생할 순 있어도 본사 이전에 따른 인력 재배치의 가능성은 낮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기존에도 승무원이나 조종사, 정비사, 운송직원 등 대구 지역 베이스 인원을 채용해왔다. 추후 대구를 거점으로 활동하게 되면 노선이 늘어나고 비행기가 늘어남에 따라 신규 인력도 당연히 늘어날 것”이라며 “대구통합신공항 추진 상황을 보고 구체적인 내용을 잡아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보현 기자
bh@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