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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의회가 1991년 재개원한지 31년 만에 의장 선출 방식을 바꾼다. 14일 대구시의회 운영위원회는 의장과 부의장, 상임위원장 선출 방식이 규정된 조례와 규칙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의원 간담을 통해 합의된 내용이어서 본회의 통과도 무난하게 예상된다. 7월부터 임기를 맞는 새 대구시의회는 바뀐 방식으로 의장을 선출할 전망이다.
오후 5시 10분 열린 대구시의회 292회 임시회 1차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른바 교황선출방식으로 이뤄지던 기존 의장 선출을 후보 등록제로 바꾸는 내용을 골자로 한 규칙(대구광역시의회 회의규칙) 및 조례(대구광역시의회 교섭단체 및 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관한 조례) 개정안이 의결됐다.
1991년 재개원 후 대구시의회는 줄곧 (부)의장과 위원장을 교황선출방식으로 뽑아왔다. 교황선출방식은 별도 입후보 절차 없이 모든 의원을 의장 후보로 두고 의원들의 자유로운 투표를 통해 과반 지지를 받은 의원을 선출하는 방식이다.
교황선출방식은 공공연한 후보군들 간의 경쟁을 비공식화해서 정책·비전에 대한 경쟁을 사라지게 하고, 물밑 이합집산으로 의장을 선출하게 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의장선출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주문이 이어졌고, 8대 대구시의회에선 전·후반기 의장들이 방식을 바꾸는데 긍정적인 의견을 밝혀왔다.
바뀐 방식에 따르면 9대 의회부터는 의장과 부의장, 각 상임위원회 위원장 선출 방식은 후보 등록과 정견 발표 등을 거쳐 투표를 하게 된다. 선거에 나설 의원은 선거일 2일 전(상임위원장은 1일 전)에 입후보해야 하고 의장 후보자들은 투표일에 정견 발표를 한 후 의원들의 선택을 받는다.
대구시의회에 따르면 지난 4월 의장 선출 방식에 대한 의원 대상 사전 조사에서 후보 등록제가 과반 이상(30명 중 18명) 지지를 얻어 본회의 통과는 무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8대 대구시의회의 마지막 본회의는 오는 16일 열린다.
법제처를 통해 살펴보면 전국 243개 지방의회 중 의장 선출을 등록제와 정견발표까지 하도록 규정한 곳은 112곳이다. 광역의회는 이미 부산, 인천, 대전, 울산, 광주, 세종, 충북, 전북, 전남, 경남 등 10곳이 도입했고, 기초의회도 102곳이 시행 중이다. 대구에서도 서구, 북구, 수성구, 달서구, 달성군 등 5개 기초의회가 이미 의장 선거를 후보 등록과 정견 발표를 거치는 것으로 바꿔 운영 중이다.
대구의정참여센터는 논평을 내고 “31년만에 도입될 후보등록제로 대구의 모든 시민은 막강한 권한을 가지게 된 의장 후보자의 정견 발표를 들을 수 있게 됐다”며 “견제와 감시 그리고 대안 제시라는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해줄 수 있는 의장이 뽑히기를 기대한다. 의장단 선출방식을 후보등록제로 바꾸는 것에 대해,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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