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1 지방선거에서 대구·경북 광역단체장과 교육감에 출마한 후보자 중 현역이거나 당선 가능성이 높은 후보들이 공통적으로 혐오 차별 방지와 인권 의식에 대한 지역인권단체 정책 설문에 답하지 않았다. 대구경북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기본적인 신뢰를 저버리는 태도”라며 규탄했다.
대구경북차별금지법제정연대(제정연대)는 지난 18일부터 23일 사이 대구·경북 광역단체장과 교육감 후보 11명에게 정책 설문을 진행했다. 제정연대는 혐오 차별 방지에 대한 입장과 인권 의식을 확인할 수 있는 질문 4가지를 객관식으로 질의했는데, 홍준표 대구시장 후보, 강은희 대구교육감 후보, 이철우 경북도지사 후보, 마숙자, 임종식 경북교육감 후보가 답하지 않았다.
제정연대의 물음은 ▲사회적 소수자 및 약자에 대한 차별·혐오 예방을 위한 조례제정 필요성 공감여부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한 국제인권조약기구 권고의 행정 반영 여부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차별·혐오 조장에 대한 견해 ▲사회적 약자 차별 예방, 인권 증진을 위한 방안 등이다.
대구시장 후보들은 홍 후보를 제외한 더불어민주당 서재헌, 정의당 한민정, 기본소득당 신원호 후보가 답했는데, 모두 동일한 답변을 내놨다. 이들은 조례제정 필요성에 공감하고, 국제인권조약기구 권고를 행정에 적극 반영하며, 차별과 혐오는 절대 용납해선 안 된다고 답했다. 또 차별 예방과 인권 증진을 위해서 제시된 4가지 방안 중 인권조례 강화, 인권시민단체 간담회 정례화라는 답변을 공통적으로 1, 2순위로 꼽았다.
엄창옥 대구교육감 후보도 앞선 차별 예방 및 인권 증진 방안을 제외한 3가지 물음에서 시장 후보들과 동일한 답을 내놨다. 차별 예방 및 인권 증진 방안으로는 1순위로 인권조례 강화를 꼽았고 2순위로는 공무원의 인권교육 강화를 꼽은 것이 차이점이다.
경북은 임미애 도지사 후보와 임준희 교육감 후보만 답변을 마쳤다. 이들 역시 차별 예방 및 인권 증진 방안에 대해서만 앞의 후보들과 차이를 보였는데, 임미애 후보는 1순위 인권조례 강화, 2순위 공무원 인권교육 강화를 꼽았고 임준희 후보는 1순위를 공무원 인권교육 강화로, 2순위는 인권조례 강화로 꼽았다.
24일 제정연대는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단체장 후보와 교육감 후보 질의서에 대한 답변을 거부한 사실은 충격적”이라며 “더구나 언론에서 당선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는 후보들이 대부분 답변을 거부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혐오 차별 반대와 인권 증진의 책무는 진보/보수의 정치적 입장이 아니라 헌법정신과 유엔 인권이사회의 권고에 따른 기본적 행정규정”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대구경북시도민의 구성원인 다양한 사회적 소수자, 청소년, 노인, 장애인, 여성, 이주민, 성소수자의 권리와 존엄성 그리고 이러한 권리를 보장해야 할 지방정부 및 교육청 대표의 역할로서 기본적인 신뢰를 져버리는 태도로서 규탄받아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 참여해 응답에 답하지 않은 후보들을 비판한 제정연대 관계자 중 일부는 정의당과 기본소득당의 당원으로 이번 선거 과정에 각 당 후보들의 캠프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상원 기자
solee412@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