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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가 시민들과 직접 소통하겠다며 나선 첫 정치버스킹에서 대구FC 운영 방안에 대한 질문을 받고 “강등되는 축구단은 시민축구단”이라며 “시민축구단 운영은 굉장히 어렵다. 시민축구단으로 운영하는 프로축구는 전부 기업 축구단으로 전환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20일 저녁 7시부터 수성구 수성못 상화동산에서 첫 정치버스킹에 나선 홍 후보는 대구FC 팬이라고 밝힌 한 시민으로부터 “시장이 되면 대구FC에 대해선 어떻게 하실 것인지, 응원 한마디 기대한다”는 물음을 받았다.
홍 후보는 경남도지사로 경남FC 구단주를 맡고 있던 2014년, 경남FC가 2부리그로 강등된 이후 “프로는 과정이 필요없다. 결과만이 중요하다. 프로는 결과가 나쁘면 모든 것이 나쁜 것”라며 팀 해체를 언급한 바 있다. 도지사로 취임한 후에는 측근인 안종복 씨를 대표로 앉히기도 했다. 안 씨는 구단 자금 횡령 혐의로 수사를 받으면서 자리에서 물러났다. 경남FC는 홍 후보가 도지사직에서 물러난 후 2부리그에 우승해 2018년 1부리그로 승격했다.
이날 홍 후보는 “우리 1부 리그가 12팀이 있는데, 시민축구단은 경남, 대구, 대전, 성남이 있고 나머지는 기업”이라며 “경남 예산도 축구단 운영할 때는 140억 정도를 매년 지급해야 한다. 많이 지급할 땐 200억까지 해야 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축구단은 재정이 열악해서 많은 돈을 주고 좋은 선수를 스카우트를 할 수도 없다”며 “그래서 시민축구단이 우승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다. 강등되는 축구단을 보면 거의 시민축구단”이라고 말했다.
또 “그래서 시민축구단으로 운영하는 프로축구는 전부 기업 축구단으로 전환을 해야 한다”며 “유감스럽게 대구는 축구단을 담당할 만한 기업이 없다. 대구은행이 유일하게 대구FC를 지탱해주는 재정적 후원자일 뿐이다. 대구은행이 전적으로 운영하라고 넘겨주려고 해도 받기를 꺼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 후보는 “시민축구단 운영이 굉장히 어렵지만 그걸 인수해 할 만한 기업이 있으면 대구FC가 훨씬 도약할 것”이라며 “그렇지 않고 지자체가 계속 운영을 해나가면 투자를 할 수 있는 한계가 있다. 많은 축구팬이 그 내용을 잘 모르더라. 실제로 경남의 부실을 운영해보니 돈이 들어가는게 한정이 없다”고 강조했다.
홍 후보는 야구와 축구를 비교하기도 했는데, 홍 후보는 “야구단은 기업이 인수하려고 한다. 월요일 빼고 TV에 하루 종일 나온다. 기업 로고를 붙이고. 선전이 된다. 근데 축구는 주말에 한 게임, 주중에 한 게임이다. 그것도 중계를 제대로 안 한다. 그러니까 기업에서 투자를 하고 돌아오는 광고 효과가 없다”고 말했다.
끝으로 홍 후보는 “그러니까 축구단을 기업에서 잘 안 하려고 한다. 그런 어려움이 있다”며 “그런 어려움을 인지하시라. 결국 여러분들이 낸 세금으로 운영되는 구단”이라고 덧붙였다.
홍 후보에게 질문을 했던 시민은 답변을 들은 후 기자와 만나 “응원의 한마디를 기대했는데, 후보님께서는 일단은 시민구단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이 많이 크신 것 같고 이제 기업을 유치하는 것만이 답인 것 같다”며 “솔직히 축구팬으로서는 조금 약간 실망했다고 말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상원 기자
solee412@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