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 시민단체가 20대 총선 후보 38명을 대상으로 경북대병원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 해결과 관련한 질의를 했지만, 7명만 답변을 내놨다. 새누리당,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은 모두 질의에 응답하지 않았다.
‘경북대병원의료공공성강화와주차관리비정규직집단해고철회를위한대구지역시민대책위원회'(경북대병원대책위)는 지난 28일, 대구 지역 총선 출마자 38명에게 경북대병원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질의서를 보냈다.?30일 오전 10시 30분까지 답변이 온 후보는 단 7명이다. 답변한 후보는 중남구 최창진(노동당), 김구(무소속), 달서갑 변홍철(녹색당), 달서병 조석원(무소속), 동구갑 황순규(민중연합당), 북구을 조명래(정의당), 달성군 조정훈(무소속)이다. 나머지 후보들은 답변을 보내지 않았다.
경북대병원대책위는 ▲주차관리 비정규직 해고 철회?▲상시지속 비정규직 업무 정규직 전환?▲외주 용역 확대 등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답변한 7명의 후보는 모두 해고된 주차관리 비정규직 26명과 청소 비정규직 2명 복직에 찬성했다. 또, 상시지속 비정규직 업무를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외주 용역 확대는 반대한다고 답했다.
경북대병원대책위는 “대구지역에 출마한 국회의원 후보들이 대구 시민을 어떻게 대하는지 똑똑히 보여주고 있다”며 “후보들에게 되묻고 싶다. 병원을 찾았을 때 미숙련 노동자에게 치료받고 싶은가. 병원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 무시하는 후보들은 지역 후보로서 자격 없다”고 지적했다.
경북대병원이 지난해 8월 국정감사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직접고용 비정규직은 모두 236명이다. 그러나 노조(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 경북대병원분회)가 올해 2월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이 중 80여 명은 상시지속 업무를 맡고 있다. ‘공공기관 용역근로자 보호지침’은 상시지속 업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도록 하고 있다.
경북대병원대책위는 “칠곡경북대병원은 2011년 개원 후 6년째, 환자를 직접 치료하고 검사하면서 정규직과 동일한 업무를 하는 업무에 비정규직을 채용해 6개월마다 계약을 갱신하고 있다. 그러다 2년이 되면 자르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며 “비정규직 직원의 잦은 교체는 숙련도가 떨어져 환자의 안전을 위협하고, 정규직 직원은 늘 미숙련 직원을 교육하고 훈련하면서 업무가 가중된다”고 지적했다.
권택흥 민주노총 대구본부장은 “지난 선거 때 새누리당이 가장 내세운 공약이 비정규직 문제 해결이었다. 그런데 누구도 이번 질의에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며 “경북대병원이 공공성을 포기하고 이윤에 몰두하는 현실을 바로잡아야만 대구 지역 전체의 공공성을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경북대병원은 지금이라도 몸집 부풀리기를 중단하고 상시지속 업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라”고 요구했다.
한편, 병원 측은 이러한 요구가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드러냈다. 경북대병원 관계자는 “1년에 한번 정부에 정규직 정원을 요청하는데, 정부에서 정하는 인원으로는 현재 환자를 모두 돌보기 역부족이다. 그래서 임시직, 비정규직 인원을 쓸 수밖에 없다”며 “노조 역시 이 사실을 안다. 의료기술직 비정규직을 정규직인 업무지원직군을 활용해 전환하자는 제안도 했었지만, 노조에서 거부했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