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차별금지법’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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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대구에서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차별금지법’ 행사가 열렸다. 행사 중간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가 ‘더불어민주당’ 당명이 적힌 현수막을 지적하며 잠깐 소동이 일었으나 행사는 두시간가량 멈춤 없이 진행됐다.

▲이날 모인 30여 명의 인원은 색연필로 내가 꿈꾸는 세상을 종이에 그린 뒤 차별금지법제정연대에서 만든 안내문을 낭독했다.

오후 6시 30분 대구 중구 CGV대구한일 앞에 모인 이들은 각자 ‘내가 꿈꾸는 무지갯빛 세상’을 종이에 그리는 활동을 한 뒤 차별금지법제정연대에서 만든 안내서 ‘차별금지법, 평등의 약속’을 낭독했다. 대구여성주의그룹 나쁜페미니스트와 대구경북차별금지법제정연대가 주최한 이번 행사에는 30여 명이 참여했다.

민뎅 나쁜페미니스트 활동가는 “국회 앞에서는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해 37일째 단식을 하고 있는 활동가들이 있다. 지금 당장 차별금지법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차별금지법 제정을 약속했지만 선거, 정치, 사회적 합의를 운운하며 뒷전으로 미루고 있다. 대구에서도 오늘 행사를 포함해 다양한 방식으로 차별금지법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진교 무지개인권연대 대표는 “대구에서 퀴어문화 축제를 하면서 받은 차별이 떠오른다.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중앙무대를 우리가 쓰는 게 왜 어려웠을까. 당시 중구청장이 반대하는 사람이 있으면 사용할 수 없다고 했다. 이런 논리라면 노동자가, 장애인이, 여성이, HIV 감염인은 권익신장을 위해 무대를 쓸 수 없다는 이야기다. 주류에 속하는 건강한 성인 남성, 장애가 있지 않은 사람들만이 무대를 쓸 수 있다는 얘기”라며 “차별금지법 제정이 미뤄진 게 15년이다. 놓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국회에서 단식을 진행 중인 동지들을 보고 반드시 이뤄야겠다고 생각했다. 여러분과 함께라면 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행사 중간 선거관리위원회 측에서 정당명을 가리라고 제재하며 잠깐 소동이 일었다.

행사 시작 후 30분가량 지났을 때,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가 입간판과 현수막의 정당명을 가려야 한다고 제재해 소란이 일었다. 선거관리위원회 측은 “공직선거법 제90조 시설물설치 등의 금지 조항에 따라 선거일 전 180일부터 선거일까지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당의 명칭이나 후보자의 이름을 간판, 현수막, 광고물 등에 사용할 수 없다”고 지적했고, 행사 주최 측은 ‘더불어민주당에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기 위한 행사인데 정당명을 가리라는 게 말이 되냐’며 이에 반발했다. 소동은 정당명에 테이프를 붙여 가리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김보현 기자
bh@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