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지식인 1,033명 “고인물 썩는다, 대구를 바꾸자”

“정당만 보고 찍는 '묻지마 투표' 자세를 버리자”

13:20

대구경북의 종교, 법조, 교육, 문화예술, 언론, 의료, 경제, 학계 인사 1,033명이 30일 20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이제 대구를 바꾸자”며 기자회견에 나섰다. 기자회견에는 경북대 김형기 교수, 배한동 명예교수, 이정우 명예교수, 계명대 박병춘 교수, 정재형 변호사 등 10여 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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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의 학계, 법조계, 언론계 등 각계각층 인사 10여명이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이들은 ‘대구의 밝은 미래를 위한 호소문’을 내놓고 “20대 총선을 맞아 대구의 앞날을 걱정하는 저희들은 다음과 같이 시민 여러분께 호소한다”며 “대구의 위상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이는 중앙집권-수도권 중심 발전체제 때문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특정 정당이 장기간 독차지해온 대구의 정치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30년 동안 한 정당만 밀어줘서 대구가 얻은 게 무엇입니까? 한 정당이 정치판을 다 차지하면 정치인은 무사안일에 빠지고 민생을 살피는 일에 소홀하기 쉽다”며 “지금 대구는 고인 물과 같다. 고인 물은 썩는다. 우리가 대구를 바꾸지 않으면 그 썩은 물은 우리가 고스란히 마셔야 한다”고 말했다.

김형기 교수는 “지역 문제를 경쟁적으로 정치가 해결하는데 이 지역은 정치적 획일성이 30년간 지배하면서 부산과 격차가 날이 갈수록 확대되고, 인천에도 밀리고 있다”며 “정치가 서로 다투어야 좋은 정책을 내고 주민을 위해, 지역을 위해 힘쓸 수 있을텐데, 그렇지가 못하다”고 기자회견의 취지를 밝혔다.

김 교수는 “중대한 고비가 왔다. 이제 더이상 한 세대 이상 지속된 대구의 상황을 지속해선 안 되겠다는 생각에서 각계각층의 지식인, 전문가 중심으로 호소하자고 뜻을 모았다”며 “여야 국회의원이 서로 다투어서 지역 발전을 위해서 정책과 비전을 제시하고 부산과 대전처럼 지혜롭게 협력하는 공존의 시대가 열리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이들은 “4월 13일, 대구 시민이 지혜로운 시민이란 걸 보여주자”며 “인물보다 오로지 한 정당만 보고 찍는 ‘묻지마 투표’ 자세를 버리자. 고인 물이 아니라 샘물을 마시는 대구를 만들자. 희망이 우리의 아들, 딸 그리고 손자, 손녀가 잘사는 대구, 희망이 넘치는 일류도시 대구를 만들자. 꼭 투표하자”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