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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지방선거 후보자 등록이 마무리되면서 지역 후보자도 확정이 됐다. 대구에선 모두 275명이 입후보해 시민들의 선택을 받는다. 이들 중에는 이색적인 이력을 둔 이도 여럿 있다. 그중 수성구바선거구(파·범물·지산동)에서 구의원에 도전하는 석철(60) 후보는 지금껏 단 한 번도 당적을 갖지 않은 채 선거에 출마한 ‘순수 무소속’ 후보다. 석 후보는 보수정당 강세인 대구에서 ‘중앙정치에 예속되지 않기 위해’ 무소속 소신을 지키고 있다.
석철 후보는 1995년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실시된 이래 지금까지 8번째 무소속으로 수성구의원에 도전하고 있다. 27년째, 수성구의원 외에는 관심을 두지 않으면서 정당 공천도 신청한 적이 없다. 석 후보는 정당 공천 없이 치러진 마지막 지방선거(2002년, 3회)에서 처음 수성구의원에 당선됐고, 2006, 2010년엔 낙선하다가 2014년 다시 의원 배지를 달았다. 2018년 역시 무소속으로 나섰지만 낙선했다.
전국에 석 후보처럼 1회부터 줄곧 무소속으로만 기초의원에 도전하는 이는 경남 의령군에 1명 더 있긴 하다. 5선 의령군의원인 김규찬(63) 후보다. 하지만 김 후보는 국민의힘 당적을 가진 경력이 있다. 이번 선거에서도 국민의힘 공천을 신청했지만 탈락한 후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당적 한 번 갖지 않고 8번이나 기초의원에 도전한 이는 석 후보가 유일하다.
석 후보는 2002년 처음 당선돼 의원 생활을 하면서 목격한 장면 때문에 무소속 소신을 더 굳히게 됐다고 설명한다. 그는 “첫 의원 생활을 할 때 정당 공천이 도입됐다. 2005년 국회의원 보궐선거 때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가 동구에 지원 유세를 온 적이 있는데, 우리 의원들이 회의 중에 갑자기 정회를 하고 거길 가더라”며 “11명 중 9명이 회의장에서 사라져서 회의를 못 한 경험이 있다. 그런 행태를 본 후 정당 공천을 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 더 강해지더라”고 말했다.
석 후보는 “구청장을 견제하는 입장에서도 정당 공천이 유효하지 않다. 특히 우리 지역은 구청장과 구의원이 같은 당이다. 의회 안에서야 구청장과 의원이 동급이라지만 밖에선 그렇지 않다. 의원들끼리도 구청장 그렇게 공격하다가 다음 공천 못 받는 거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라며 “이래선 제대로 된 견제를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대구에서 가장 많은 공직 선거 출마 경력이 있는 서중현 후보(70)도 또 다른 이색 후보 중 한 명이다. 서 후보는 1988년 국회의원 선거 도전 이후 벌써 17번째 공직선거에 나선다. 서구청장 선거만 7번째다. 서 후보는 지방선거, 국회의원 선거를 포함해 17번 모두 대구 서구에서만 출마했다. 한겨레민주당, 민주당, 민주국민당, 열린우리당, 바른미래당까지 거쳐온 정당도 여럿이고, 무소속 출마만 10번째다.
1988년 한겨레민주당으로 국회의원 선거(대구 서구을)로 정계에 입문한 그는 공직선거마다 빠짐없이 출마했다. 1995년 서구청장 선거에 나섰으나, 등록무효 결정을 받기도 했다. 2007년 대구시의원(대구서구2) 재보궐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처음 당선됐다. 2008년 서구청장 재보궐선거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됐고, 2010년 지방선거에도 무소속으로 재선에 성공했다. 그러나 2012년 국회의원 선거 출마를 위해 사퇴했고, 이후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선거에서 연거푸 낙선했다.
이번 선거는 국민의힘 후보로 나선 류한국(68) 현 서구청장과 1대 1로 치러진다. 서 후보는 역대 서구청장 선거에서 20% 이상 득표를 꾸준히 기록해왔다. 서중현 후보는 <뉴스민>과 통화에서 “지역민들께서 하는 말씀은 8년 동안 구청장이 동네에 안 온다, 소통이 안 된다고 한다”며 “서구가 괜찮은 지역인데 낙후되어 있어서 자괴감에 빠져 있다. 구청장하다 그만둔지 10년인데, 다시 서구를 살려보고 싶다”고 말했다.
전국에서 가장 출마 경력이 많은 이는 광주에서 줄곧 출마한 강도석 씨다. 1988년 국회의원 선거(광주 서구을)에 나선 그는 2018년 지방선거(광주시의원)까지 총 19회 선거에 출마했고, 2007년 광주시의원 보궐선거에서 한 번 당선된 바 있다.
이상원, 천용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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