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 지역 일반음식점 신규·폐업 현황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영향이 지역별 차이를 보이는 걸로 확인됐다. 상대적으로 낙후된 서구가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듯 폐업하는 곳이 급증했고, 신규 영업신고의 증가도 다른 구·군에 비해 뒤쳐졌다.
<뉴스민>이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대구 8개 구·군의 최근 10년간(2012년~2021년) 일반음식점 영업신고 신규·폐업 건수를 조사한 결과, 코로나19의 충격이 직접적으로 반영된 2020년 서구의 폐업 건수가 최근 10년간 평균 건수 대비 약 165%를 기록한 것에 비해 수성구는 약 89%에 그쳤다.
일반음식점 영업신고 신규 건수도 지난 10년간 서구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서는 전반적으로 우상향 추세를 보였다. 코로나19가 본격화된 2020년에는 남구, 동구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전년 대비 신규 신고 건수가 줄었다.
일반음식점 폐업 건수는 신규 건수에 비해 지역별 차이가 분명하게 드러났다. 상권 쇠퇴의 위기를 겪고 있는 원도심 중구의 폐업 건수는 지난 10년간 꾸준히 늘었으며, 인구 감소 폭이 큰 서구는 타지역과 비교해 변동성이 큰 모습을 보였다.
특히 코로나19 영향이 반영된 2020년과 2021년 폐업 실태를 살펴보면, 위기는 특정 지역에서 더욱 강하게 닥쳤음을 알 수 있다. 대구의 낙후 도시 중 하나로 꼽히는 서구는 2020년 폐업 건수(337건)가 전년(211건) 대비 126건(59.7%) 늘었다. 10년간 평균치(204건)보다 133건이나 높은 숫자다.
반면 타지역 대비 소득 수준이 높은 수성구는 2020년 폐업 건수(358건)가 10년간 평균치(399건)보다 낮았다. 대구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달서구도 전년(461건)과 비슷한 수준(450건)을 유지했다.
임규채 대구경북연구원 경제일자리연구실 실장은 “폐업 후 신규 창업을 하거나 휴업 상태로 버티는 등 여러 사례가 있어 단순히 건수로만 판단할 순 없다. 하지만 소비 자체가 위축되는 재난 상황에서 낙후 지역의 자영업자가 더 큰 피해를 입는 것은 당연하다”며 “주민의 소득 수준이 높거나 인구가 많은 도시는 회복도 빠르다”고 설명했다
임 실장은 “신규·폐업 건수보다 고용 상황을 봐야 한다. 다수 자영업자가 코로나19 상황에서 몇 달간 휴업을 하다 종업원을 내보내면서 고용 상황이 매우 악화됐다. 그 과정에서 폐업하고 새로 1인 창업을 하거나 손해를 감수하며 휴업 상태를 지속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음식점에서 서빙로봇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지는 상황도 우려되는 지점이다. 코로나19가 가속화한 풍경이다. 지자체 차원의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김보현 기자
bh@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