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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지난 19대 대선 문재인 후보보다 6.75%p 더 많은 득표를 했지만, 0.73%p가 부족해서 패했다. 전국적으로 이 후보는 거의 모든 광역지자체에서 지난 대선 문재인 후보보다 많은 득표를 했다. 19대 대선이 다자구도여서 표가 많이 분산됐고, 이번 대선은 사실상 1대 1구도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당연한 사실이다.
하지만 단 두 곳, 대구와 부산에서는 다자구도였던 19대 대선보다도 적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19대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는 대구 21.76%, 부산 38.71%를 득표했다. 이번 대선에서 이 후보는 대구 21.60%, 부산 38.15%로 각각 0.16%, 0.56% 소폭 하락했다. 아이러니하게 대구와 부산에서 떨어진 득표율의 합이 0.72%로 부족했던 득표율과 유사하다.
특히 대구는 수십 년 보수 정당에 몸담은 박창달 전 국회의원을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선임해 보수 확장을 꾀했지만 사실상 집토끼도 제대로 못 지킨 성적표를 손에 들게 됐다. TK 30% 득표라는 당이 공언한 목표에는 한참 이르지 못한 결과이기도 하다.
사실 민주당 대구시당은 대선 레이스 초반부터 난맥상을 보이며 안팎의 비판을 받았다. 선거대책위원회 구성 초기 단계부터 50대 남성 중심의 이른바 ‘올드보이 선대위’를 선보이면서 비난을 자초했다. 청년은 앞서 공개된 광주와 달리 청년공동선대위원장으로 구분해 사실상 ‘들러리’ 세웠다는 비판을 받았다. (관련기사=“선대위라 할 수 없을 정도” 내용도 감동도 없는 민주당 대구선대위(‘21.12.8))
이렇게 구성된 선대위 면면은 대구시당 당직자들도 제대로 알지 못해서 프로필조차 정확히 공개되지 않았다. 당직자들은 김대진 시당위원장이 선대위를 구성했다고 설명했지만, 김 위원장은 청년위원장 중 한 명을 여성이라고 언론에 소개하고, 당사자가 추후 남성이라며 정정을 요구하는 헤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선대위는 이후 수리를 단행했지만 선거가 끝날 때까지 잦은 경질과 교체가 반복됐다.
선대위 구성에 파열음이 생기면서 민주당 일부 인사와 시민사회가 함께 하는 시민선대위 구성까지 추진됐다. 시민선대위는 출범하는 당일까지 선대위의 공직선거법상 지위를 두고 시당과 갈등이 빚어지면서 선거법 위반 우려까지 일었다. (관련기사=이재명 대구 시민선대위 추진 공식화···“40대 개혁적 인물 중심으로”(‘21.12.13))
이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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