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동조합, 민주노총 대구경북지역본부, 대구민중과함께 등 대구경북지역 26개 시민사회단체는 23일 오전 대구MBC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역MBC의 자율성 보장과 노조탄압 중단을 요구했다.
앞서 2일과 3일 (주)MBC는 지역MBC 주주총회에서 대구-안동-포항MBC와 광주-목포-여수MBC에 본사 간부 출신의 공동상무를 선임했다. 지역MBC 노조는 공동상무 선임은 지역MBC에 대한 본사의 장악력을 강화하고 지역MBC의 자율성과 공영성을 파괴하려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주주총회를 통해 선임된 대구-안동-포항MBC 이종현 공동상무는 일주일 중 3일은 대구MBC, 안동과 포항에서 각 하루씩 번갈아 가며 업무를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택흥 민주노총 대구본부장은 “우리 헌법 21조는 국민들의 언론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 표현의 자유가 함의하는 가장 큰 의미는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라며 “공동상무를 낙하산으로 보내고 노조를 탄압하는 것은 군사독재 시절에나 할 법한, 보도지침과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환균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은 “시민이야말로 민주주의 사회에서 언론의 주인이고 언론 자유의 궁극적 주체여야 한다”며 “지금의 MBC 문제는 시민이 당연히 주인이어야 할 언론을 청와대, 정권, 정부여당 권력자들, 그 하수인들 손아귀에 쥐어주는 꼴”이라고 말했다.
도건협 언론노조 MBC본부 대구지부장은 “4년 전 낙하산 사장이 지역MBC 공영성 말살 음모 시나리오 시즌1이라면, 공동상무제는 시즌2”라며 “지역MBC 사장은 서울에서 낙하산으로 내려보내고 그것도 모자라 감독관을 내려보냈다. 공동상무는 우리가 진짜 서울 사장에게 충성하는지 안 하는지 감시하겠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한편 언론노조 MBC본부는 지난 14일부터 18일까지 5일간 ‘단체협약 체결과 노조파괴 저지를 위한 MBC본부 조합원 총파업’ 안건을 투표해 찬성율 85%로 통과시켰다. 노조는 사측과 협상 시도를 계속한 후 진전이 없으면 오는 28일부터 경고파업을 돌입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