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 세계여성의 날 대구경북여성대회, “성평등에 투표한다”

성평등 걸림돌에 대구고등법원 제2형사부 지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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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후 대구경북여성단체들은 3·8 세계여성의 날 기념 제28차 대구경북여성대회를 앞당겨 열고, “여성 주권자로서 투표를 통해 성평등을 실현하겠다”고 선언했다. 대구 중구 옛 대구백화점 앞 민주광장에서 열린 대구경북여성대회는 성평등 걸림돌로 대구고등법원 제2형사부를 지목했고, 자신이 바라는 대선 공약을 투표함에 넣는 퍼포먼스도 펼쳤다.

▲3일 오후 대구경북여성단체들은 3·8 세계여성의 날 기념 제28차 대구경북여성대회를 앞당겨 열고, “여성 주권자로서 투표를 통해 성평등을 실현하겠다”고 선언했다. 참가자들은 자신이 바라는 대선 공약을 적고, 이를 투표함에 넣는 퍼포먼스를 했다.

1993년 제1차 대회를 시작으로 올해 28회차인 대구경북여성대회 슬로건은 “성평등에 투표한다”로, 참가자들은 여성 문제 해결을 위한 정치의 역할을 강조했다. 참가자들은 “성별임금 격차는 OECD 국가들이 통계를 낸 이래 계속 1위고, 유리천장 지수도 9년째 최하위”라면서 “코로나19 팬더믹 속에서 20·30여성 자살률과 가정폭력 및 디지털 성폭력이 증가하고, 독박돌봄이라는 삶의 위기에 처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해 국가인권위원회 온라인 혐오표현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0.4%가 온라인 상에서 접한 혐오 표현 1위가 ‘여성’이라고 답했다”며 “그런데 대한민국 정치는 오히려 백래시(사회적 변화에 대한 반발 행동)를 ‘젠더갈등’으로, 성차별을 ‘역차별’이라고 호도하며 성평등을 기반부터 흔든다. 여성 주권자로서 투표를 통해 성평등이 실현되는 정의로운 민주주의를 만들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들은 ▲성평등추진체계를 만들고 여성가족부를 강화 ▲성매매는 여성폭력, 성매매처벌법 여성처벌조항 삭제 ▲여성장애인지원법 제정 ▲성폭력 피해자 진술 영상녹화 증거능력 폐기한 헌법재판소 규탄 ▲차별금지법 제정 등을 정치권에 요구했다.

이들은 ‘나는 페미니스트 대통령에게 투표한다’, ‘성폭력 없는 성평등 세상에서 살고싶다’, ‘여성혐오 투표로 심판한다’ 등을 자신이 바라는 대선 공약을 작성하고, 투표함에 넣는 퍼포먼스도 했다. 또 ‘생존권과 참정권’을 상징하는 빵과 장미꽃을 시민들에게 나눠주고, 일대를 행진했다.

남은주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는 “대선이 일주일 남았다. 많은 통계에서 말하는 성차별을 무시하는, 여성유권자를 주권자로 보지않는 대선 상황이 통탄스럽다”며 “성평등에 대해 이야기하고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후보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3일 오후 열린 제28차 대구경북여성대회에서 대구고등법원 제2형사부를 ‘성평등 걸림돌’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대회에서 낮은 젠더 인식과 성차별적 언행으로 성평등 사회 발전을 저해한 ‘성평등 걸림돌’ 발표도 있었다. 이들은 ‘대구고등법원 제2형사부’를 성평등 걸림돌로 선정했다. 성평등 사회에 조성한 이들에 대한 성평등 디딤돌은 이번에는 선정하지 않았다.

김정희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는 “사회복지법인 장애인공동시설장이 시설 입소 지적장애인을 성추행했고 이를 목격한 종사자의 고발로 1심에서 3년형을 받았다”며 “그런데 대구고등법원 제2형사부에서 진행된 항소심에서 피해자의 발육상태를 묻는 등 성인지 감수성이 결여된 발언을 서슴치 않았고, 장애인식에 있어서도 무지한 수준을 드러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관련기사=성추행 사진 스크린에 띄운 재판부···“법원이 2차 가해”(2022.01.19))

장은미 기자
jem@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