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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지난달 27일 의원총회를 통해 정치개혁을 당론으로 채택했지만, 이를 신뢰하지 않는 눈길은 여전하다. 민주당이 여러 번 비슷한 주장을 하고도 지키지 않은 일이 많아서다. 대구참여연대와 정의당 대구시당은 2일 각각 성명을 내고 ‘대선용 쇼’가 아니라면 당장 할 수 있는 것부터 실천하라고 촉구한 이유 그 때문이다.
민주당은 의원총회에서 ▲국무총리 국회 추천제 ▲위성정당 방지를 기반으로 하는 연동형 비례대표-권역별 비례대표 도입 ▲대통령 4년 중임/결선투표제 개헌 ▲지방선거 중대선거구 확대 등을 내용으로 한 ‘국민통합을 위한 정치개혁안’을 채택했다.
이재명 후보는 28일 대구에 와서 이를 강조하며 ‘통합 정부’ 구성을 공언했다. 이 후보는 “통합 정치를 해야 한다. 대구는 다 특정 정당이 독식하고 있다. 호남가면 또 특정당이 독식한다. 수도권은 안 그런가? 수도권은 두 당이 독식하고 있다. 이게 양당 독점 체제”라며 “민주당도 거기에 안주했다. 앞으로 이재명이 있는 민주당, 이재명 대통령과 함께 하는 민주당은 완전히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제 의원총회에서 결정을 했기 때문에 뒤로 ‘빠꾸(물리기)’가 불가능하다. 이제 앞으로 가야 한다. 우리 안철수 후보가 그러지 않았나? 의원총회라도 해라. 심상정 후보도 그랬다. 의원총회라도 해서 보여줘라. 우리 했다. 보여주지 않았나”라며 “여러분의 표가 사표가 되지 않도록 10% 지지받는 정치세력은 10% 의석 갖고 국정에 참여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들어야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정치개혁 의지는 ‘빠꾸’되어온 선례 때문에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가깝게는 지난해 4월 서울시장, 부산시장 보궐선거 당시 보궐선거 사유가 민주당에 있으면 후보를 내지 않겠다는 당규를 바꾸면서까지 공천을 감행했다. 2020년 총선에서는 비례위성정당을 창당하기도 했다.
송영길 당 대표는 2020년 총선 당시 미래통합당이 위성정당을 만들자 그 책임을 정의당에 돌리며 민주당의 위성정당 참여를 찬성했다. 송 대표는 그해 3월 10일 본인의 SNS를 통해 “비례연합정당 참여로 문재인 정부를 지키자”며 “오늘의 난국을 초래한 데는 민주당 책임도 크지만 정의당 책임이 가장 크다. 보수반동을 불러온 ‘심상정의 부실상정’에 대한 어떠한 반성이나 사과도 없다”고 밝혔다.
송 대표는 지난달 24일 정치개혁안을 제안하는 기자회견에서 “더불어시민당 창당으로 정치개혁의 대의에서 탈선했던 것은 뼈아픈 잘못이었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반성했지만, 정의당이나 시민사회에선 더 신뢰할 수 있는 ‘행동’을 촉구하고 있다.
대구참여연대는 2일 성명을 통해 “당론의 진정성을 믿어도 되는지, 선뜻 믿음이 가지 않는다”며 “민주당의 당론 채택이 대통령 선거를 앞둔 사탕발림이 아니라 실천적 의지가 있는 것이라면 지금 할 수 있는 것부터 실천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당론은 국회에 위원회를 설치하고 관련법 개정해야 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리고 과정에서 자의로 후퇴하거나 타의에 의해 무산될 수 있다”며 “민주당이 신뢰를 얻으려면 법 개정 없이도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는 것이다. 기초의회 2인 선거구의 폐지”라고 짚었다,
대구참여연대는 “민주당이 의지가 있다면 2인 선거구를 없애겠다고 약속하고 광역의회에서 해당 조례를 개정하는 실천을 할 수 있다”며 “중앙당은 물론이고 광주시당, 전남도당부터 기초의원 선거구는 최소 3인 이상으로 하고 4인 선거구를 쪼개지 않겠다는 대국민 약속을 천명하라”고 촉구했다.
정의당 대구시당도 같은 주장을 내놨다. 정의당 대구시당은 같은 날 성명을 통해 “정치개혁안이 대선용 쇼가 아님을 증명하려면 오는 지방선거부터 ‘3인 이상 중대선거구제 확대’를 도입하여 정치개혁에 대한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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