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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소각장 건설에 따른 주민지원협의체 구성을 두고 달서구의회가 갈등을 빚었다. 국민의힘 구의원들은 협의체 구성 문제를 먼저 요구했고, 의석수 비율에 따라 국민의힘 의원들이 4석 중 3석 이상을 가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구의원들은 지역 및 정당 균형을 바탕으로 환경 문제에 적극 나설 적임자로 꾸려야 한다고 맞섰다.
7일 양당 의원들은 주민지원협의체 구성을 논의하는 간담회를 열었지만, 국민의힘은 표결을 강행했고 더불어민주당은 보이콧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주민지원협의체는 민주당의 보이콧 끝에 국민의힘 의원 4명으로 결정됐다.
대구시가 달서구 성서공단로(장동)에 쓰레기 소각장을 짓는 ‘성서 자원회수시설 개체사업’은 총 사업비 1,210억 원이 투입돼 오는 8월 공사에 들어간다. 주민지원협의체는 ‘폐기물처리시설 설치촉진 및 주변지역지원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라 설치 근거를 갖고 구성하게 됐다.
협의체는 환경상 영향조사를 위한 전문연구기관을 선정하고, 주민편익시설 설치나 주민지원사업, 주민감시요원 추천 등을 협의하는 역할을 한다. 주민편익시설로 지원되는 비용은 공사비 10%에 해당하는 약 111억이다.
협의체는 규정상 300m 이내 거주민을 과반수로 해서 구성해야 하지만, 성서소각장은 이 범위 내 주민이 거주하지 않기 때문에 관련 규정에 따라 구의원 4명과 전문가 2명으로 구성하기로 했다. 다만 기초의원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아서 이번에 협의체가 구성돼도 활동기간은 3개월 남짓이다. 이후 협의체는 다시 구성해야 한다.
7일 오전 달서구의회 285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김태형(더불어민주당, 성당·두류·감삼동)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주민지원협의체 구성을 위해 몇차례 회의를 진행했고 오늘 본회의에 앞서 의원간담회를 가졌지만, 좋은 결과를 낳지 못했다”며 “(국민의힘 의원들이) 의석 수로 투표를 진행하려고 해서 민주당 의원들은 이를 보이콧했다. 이런 상황에 대해 민주당 의원을 대표해서 유감을 전한다”고 밝혔다.
본회의에 앞서 1시간 가량 진행된 의원간담회에서 달서구의원들은 주민지원협의체 구성에 대한 합의점을 찾지못했고, 국민의힘 의원들은 다수결로 결정하자고 했다. 간담회에는 국민의힘 12명과 더불어민주당 8명으로 열세였고, 민주당 의원들은 여기에 불만을 표하며 모두 퇴장했다. 국민의힘 의원들끼리 진행된 표결에서 서민우(장기·용산2동), 안대국(죽전·용산1동), 김기열(이곡·신당동), 조복희(비례) 의원으로 결정됐다.
주민지원협의체 위원장을 맡기로 한 서민우 의원은 “주민지원협의체를 만들 수 있다는 걸 저를 포함한 (국민의힘) 의원 3명이 알아내고, 토론회를 열었다”며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구성됐지만 주민에게 진행 상황을 알리는 간담회도 열고, 민주당 의원을 자문의원으로 모시고 조언을 얻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대국 의원은 “국민의힘이 소각장이 있는 달서갑(죽전·장기·용산·이곡·신당동) 지역에 의석수가 더 많다보니 거기에 비례해서 들어가는 게 맞지 않겠냐”고 말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달서구의원 협의회는 보도자료를 내고, “국민의힘이 다수 의석으로 투표를 강행하고, 모두 국민의힘 의원들로 채워졌다”며 “주민지원협의체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성서공단 내 대기오염시설에 대한 관리‧감독을 철저히 하도록 달서구 전체 구의원이 나서서 행동하겠다”고 전했다.
이영빈(더불어민주당, 장기‧용산2동) 의원은 “성서소각장이 달서구 중심에 있는 만큼 보다 넓게 후보군을 꾸려 논의가 됐어야 한다”며 “게다가 특정지역과 특정정당을 중심으로 주민지원협의체가 구성돼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 견제 없이 민의가 잘 대변될까”라고 말했다.
김태형 의원은 “민주당의 여러 제안들을 했지만, 국민의힘에서 자신들 의원 3명을 고수하면서 논의가 어려웠다”며 “달서구의 환경 문제에 대해 꾸준히 활동한 의원들이 배제된 것이 유감스럽다. 이번에 선출된 주민지원협의체에서 환경적 관점을 가지고 활동하실 의원이 없다”고 지적했다.
장은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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