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콘크리트. 새누리당 공천만 받으면 당선될 곳이라고도 한다. 선거철만 다가오면 대구경북은 타 지역 진보개혁 진영의 ‘공공의 적’이 된다. 대구경북에도 새누리당을 ‘타도’하겠다고 다른 옷을 입고 나오는 사람들이 있다. 많은 건 아니다. 4.13 총선 대구경북 출마자 131명 중 34명, 무소속을 빼면 17명이 그 사람들이다(3월 17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통계 기준). 가뭄에 단비처럼 대구경북 유권자에게 새로운 선택지를 내어준 ‘새누리 브레이커’들을 매일 만날 예정이다.
상신브레이크 해고자 조정훈(41) 민주노총대구본부 수석부본부장이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 달성군 총선에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달성군은 ‘진박’을 내세운 추경호(55) 전 국무조정실장이 새누리당 단수 공천을 받은 곳으로, 현재까지 야권 후보가 없다.
민주노총 대구본부는 17일 오전 10시 상신브레이크 공장(대구 달성군 논공읍) 앞에서 조정훈 후보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자의 터전인 달성군에 박근혜 대통령 대리인 당선을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전용대 금속노조 대구지부 수석부지부장, 정경희 학교비정규직노조 대구지부장 등 민주노총 조합원 40여 명이 참석했다.
민주노총은 “달성군은 약 3,500여 명의 조합원이 있는 곳이자, 87년 노동자 대투쟁의 출발이 됐던 상징적인 지역”이라며 “노동개악을 저지하고 새누리당과 박근혜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는 3만 조합원의 뜻을?모아 출사표를 던지게 됐다”고 밝혔다.
조정훈 수석부본부장은 “2010년 8월 상신브레이크 사측의 노조파괴와 부당노동행위로 노조가 무너지고 해고노동자가 됐다. 당시 국회의원이 바로 박근혜 대통령이었고, 중재 요청해도 묵묵부답이었다”고 말했다.
조 수석부본부장은 “노동자 서민에게 지옥 같은 세상을 이제는 끝내야 한다. 막대기만 꽂아도 당선될 수 있다며 달성군민을 무시하고 ‘진박’타령에 혈안이 된 새누리당의 오만함을 심판하겠다”며 “재벌과 불의한 권력에 맞서 힘겹게 싸워온 해고노동자가 박근혜 대통령의 대리인을 꺾는 이변을 만들어 달라”고 호소했다.
침산초, 침산중, 영진고, 대구보건전문대 산업안전과를 졸업한 조정훈 수석부본부장은 2000년 상신브레이크에 입사해 금속노조 상신브레이크지회장을 지냈다. 2010년 노무법인 창조컨설팅과 사측의 노조 와해에 반대해 파업을 벌이다 해고됐다. 노동위원회와 법원(1, 2심)으로부터 복직판결을 받았지만, 일터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민주노총 대구본부는 무소속 조정훈 후보를 중심으로 20대 총선에서 노동개악 저지와 박근혜 정권 심판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조정훈 수석부본부장은 기자회견 직후 예비후보로 등록할 예정이다.
권택흥 민주노총 대구본부장은 “노동개악, 백남기 농민 중태를 주도한 추경호가 낙하산으로 내려왔고, 현역 의원도 기세에 눌려 달아났다”며 “민주노총 3만 조합원의 모든 의지를 모아 노동자의 삶과 민주노조를 지키고 새누리당을 심판하는 투쟁에 돌입하겠다”고 말했다.
달성군은 박근혜 대통령이 1998년 15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이후 내리 4선을 지낸 곳이다. 지난 19대 총선에서는 이종진 새누리당 의원이 55.6%를 득표해 민주통합당 김진향(21.06%), 무소속 구성재(23.3%)를 꺾고 당선됐다. 또, 18대 총선에서는 민주노동당 노윤조 후보가 출마해 8.97%를 득표했고, 17대 총선에서는 민주노동당 허경도 후보가 6.75%를 득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