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더불어민주당은 경북 안동 경북독립운동기념관과 내앞마을 백하구려에서 20대 대통령 선거 경북선대위 출범식을 진행했다. 앞서 국민의힘 역시 지난해 12월 29일 경북 안동 국학진흥원에서 경북선대위 출범식을 열었다. 2000년 이후 거대 양당이 경북 안동에서 대통령 선거 선대위 출범식을 진행한 첫 사례다.
경북도청 이전 후 대구, 경북 독자성 강해져
이재명은 ‘고향’과 ‘독립운동’ 강조
윤석열은 지지층 향한 강경 발언
지난달 29일 윤석열 후보는 안동 한국국학진흥원에서 열린 경북선대위 출범식에서 강경한 발언을 쏟아냈다. 윤 후보는 양자 토론회를 제안하는 이재명 후보를 향해 “어이가 없고 정말 같잖다”고 했고, 현 정부를 향해 “전문가들이 들어오면 자기들이 해 먹는 데 지장이 있으니 무식한 삼류 바보들을 데려다가 정치를 해서 나라 경제와 외교·안보를 전부 망쳐놨다”고 말했다. 지지 세력을 결집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됐다.
이재명 후보는 지난 12일 안동에서 열린 민주당 경북선대위 출범식에 직접 참석하지 않았다. 배우자 김혜경 씨,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참석했고, 이 후보는 영상으로 메시지를 냈다. 이 후보는 “혁신 유림과 기개의 고장, 항일 독립운동과 근대 개혁 운동의 요람이었던 경북이 이제 다시 변화의 주역, 승리의 주역이 돼 달라”고 했고, 송 대표는 안동이 이 후보 고향임을 강조했다.
16대 대선 이후 민주당 계열 대선 후보가 경북선대위 발족식에 참여하지 않은 것은 19대 문재인 후보가 유일했다. 문 후보는 선대위 발족식에는 참여하지 않았지만, 공식 선거운동 첫 시작을 대구에서 했다. 이 후보는 대구와 안동에서 열린 대구, 경북선대위 발대식 모두 참석하지 않은 만큼 공식 선거운동을 고향에서 시작할 가능성도 추정해볼 수 있다.
민주당은 경북도청 이후 경북도당사를 안동으로 옮겼다. 국민의힘 경북도당사는 여전히 대구시당과 같은 건물인 대구 범어동에 있다. 양당이 안동에서 경북선대위를 각각 발족한 것은 경북도청사 이전과 함께 대구와 경북 지역의 독자성이 강해진 측면도 있다. 민주당의 경우에는 이 후보 고향이 안동이라는 점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국민의힘은 이번이 두번째 안동 발족식이다. 묘하게도 윤 후보와 마찬가지로 충청에 지역 기반을 뒀던 이회장 16대 대선 후보가 대구와 안동에서 각각 열린 선대위 발족식에 참석했다.
지역에 자원 풍부한 국민의힘 계열 정당은 성대하게
열세 지역인 민주당 계열 정당은 대구, 경북 통합으로
19대 문재인 후보, 선대위 출범식 참여 안했지만 대구서 선거운동 시작
이전까지는 대구와 경북은 하나의 벨트로 인식되는 측면이 강했다. 각 정당은 대구시당, 경북도당이 함께 선거대책위원회 발족식을 열거나, 같은 장소에서 시간만 달리 출범식을 진행하는 식이었다.
두 거대 정당 간 차이도 있다. 국민의힘 계열 정당은 자원이 풍부하다보니 상대적으로 성대하게 진행했고, 대구, 경북 각각 진행한 적도 많았다. 반면, 민주당 계열 정당은 16대 대선부터 19대 대선까지 모두 대구, 경북선대위 공동 발대식을 진행했다.
2002년 16대 대선에서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후보는 대구에서 열린 ‘국민참여운동본부’ 대구·경북지부 발대식에 직접 참석했다. 당시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는 오전 대구전시컨벤션센터에서 대구선대위 발대식을, 오후 안동실내체육관에서 경북선대위 발대식을 열었다.
2007년 17대 대선에서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는 대구 한 호텔에서 대구·경북선대위 출범식에 참석했다.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는 오전 대구선대위 발족식, 오후에는 김천으로 이동해 경북선대위 발족식에 참석했다.
2012년 18대 대선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대구에서 대구·경북선대위 공동 출범식에 참석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대구 한 호텔에서 대구·경북선대위 공동 출범식에 참석했다.
2017년 19대 대선은 탄핵 이후 급하게 치러진 선거였던 터라 지역선대위 발족이 늦어졌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4월 4일 대구 엑스코에서 대구·경북지역선대위 공동 출범식에 참석했다. 더불어민주당은 4월 14일 대구 엑스코에서 대구선대위, 경북선대위 출범식을 열었다. 이날 문재인 후보는 참석하지 않았고, 17일 공식 선거운동 첫 일정을 대구에서 시작했다.
천용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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