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게이츠 해고노동자들이 27일 대구시청 앞 한국게이츠 농성장을 철거하고 550여 일 간의 투쟁을 마무리했다. 이들은 모회사인 미국게이츠와의 지난 16일 합의안 도출 이후에도 대구시에 노동자가 참여하는 산업 전환 대응 협의체 구성을 요구했지만, 대구시의 확답을 받지는 못했다.(관련 기사=539일 한국게이츠 투쟁 종료···“대구시청 앞 농성장은 유지”(‘21.12.16))
27일 오전 11시 금속노조 대구지부 등 노조와 정당시민사회단체는 대구시청 앞에서 한국게이츠 투쟁 마무리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에서 윤종화 금속노조 대구지부장은 “대구시에 정의로운 산업전환 요청했지만 여기에 대한 확답은 받지 못했다. 금속노조 차원에서 계속 투쟁해 나갈 것”이라며 “진보정당을 중심으로 외국인투자기업에 대한 규제 개정안 발의를 준비 중이니 희망을 가지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길우 민주노총 대구본부장은 “비록 현장으로 돌아갈 수 없어도 외국인투기자본의 일방적 폐업과 이윤 착취에 노동자들이 그냥 물러서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대구시가 정의로운 산업전환을 위해 노력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외국인투자기업 규제와 관련해 류호정 정의당 국회의원(비례)이 외국인투자 촉진법 개정안 발의를 준비 중이다. 류 의원이 준비 중인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외국인 투자에 따른 고용불안 발생을 막고 외국인투자 기업이 부정한 방법으로 임대료 감면 등 혜택을 받은 경우 부당이득을 환수할 수 있도록 하는 점이다. 류호정 의원실 관계자는 <뉴스민>에 “한국게이츠, 쌍용차 등에서 외국인 자본 투자 기업의 일방 폐업으로 고용불안을 초래하는 문제가 일어났다. (개정안은) 재발을 막기 위한 대응 방안”이라며 “현재 법안 발의를 위한 의원 동의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게이츠는 1991년 달성1차산업단지 부지를 매입해 자동차 부품을 생산해왔다. 미국계 사모펀드 블랙스톤이 최대 주주로 있는 외투 기업으로 2000년부터 2019년까지 순이익만 1,041억 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주주 배당은 1,009억 원으로 순이익 대비 배당 성향은 96.9%에 달한다. 한국게이츠는 2020년 6월 돌연 폐업 사실을 노동자들에게 알렸고, 이로 147명의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었다.
장은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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