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향한 서문시장 민심, “1, 2위보다 깨끗···내로남불 없어”

안철수 후보 극성 지지자, 반대자 없었던 서문시장
"안 후보가 가장 깨끗해...완주한다면 달라질 수 있다"
"정권교체 위해 지지율 높은 쪽으로 힘 합쳐야"
윤석열 후보와 단일화 요구, 지지율 높은 쪽으로 이동 의사

17:39

정치인이라면 꼭 찾는 대구 정치 1번가, 20일 오후 2시 10분경 서문시장은 북적이지 않았다. 취재진과 사복 경찰이 한 무리를 이뤘고, “박근혜 석방”을 촉구하는 무리 20여 명이 진을 치고 있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통령 후보가 이날 오전 박근혜, 이명박 두 전직 대통령 석방을 언급했기 때문이었다. 일부 안철수 후보 지지자가 섞여 있었지만, 이재명, 윤석열 후보 방문 때보다는 조용했다.

▲20일 오후 2시 10분께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했다.

안철수 후보 극성 지지자, 반대자 없었던 서문시장
“안 후보가 가장 깨끗···완주한다면 달라질 수 있다”

배우자 김미경 씨와 동행한 안철수 후보는 천천히 서문시장 상인, 손님들과 인사를 나눴다. 안 후보는 사진 촬영을 원하는 이들과 빠짐없이 사진을 찍었다. “박근혜 석방”을 촉구하는 이들은 안철수 후보를 향해 “박근혜 석방은 당연합니다”라고 수차례 외쳤다. 안 후보를 욕하는 이는 없었다. 극성 지지자도, 극성 반대자도 보이지 않았다.

안 후보가 지나간 자리에는 지난해 안 후보가 대구동산병원에 봉사활동 왔던 이야기를 회자하는 시민들이 모였다. 안 후보와 사진 촬영을 한 최서하(20, 여) 씨는 “1, 2위보다는 사람 자체가 깨끗하다. 내로남불도 없다”고 말했다. 처음 대통령 선거를 한다는 최 씨는 “지지율과 관계없이 안 후보를 끝까지 지지할 계획이다. 비호감 대선이라고 하는데 안철수 후보가 완주한다면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20일 오후 2시 10분께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했다. 안 후보와 사진 촬영한 20살 최서하 씨

서문시장 상인 김 모(70, 남) 씨는 “안철수 후보는 순수하고 거짓이 없다. 대선 후보들을 살펴보면 안철수 같은 분이 제일 낫다고 본다. 방송에서 지지율이 안 나온다고 하는데 알 수 없는 일”이라며 “동산병원에서 봉사활동도 하고,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은 안 후보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씨도 지지율과 관계없이 안 후보에 대한 굳건한 지지를 보냈다. 그러면서 김 씨는 “저런 분이 대통령이 돼야 한다. 이번에 대통령이 안 되더라도 찍을 생각”이라며 “10년 전에 박원순 전 서울시장에게 양보를 안 했어야 하는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안 후보를 지지하는 시민들은 세대와 상관없이 “순수하다”, “착하다”, “거짓이 없다”를 안 후보 장점으로 꼽았다. 안 후보와 사진을 촬영한 고등학생들도 “정치는 잘 모르지만, 다른 후보들은 시끄럽고 말이 많은데 안철수 후보가 제일 착해 보인다”고 말했다.

안철수 후보에 대한 평가는 후했지만…
“정권교체 위해 지지율 높은 쪽으로 힘 합쳐야”
윤석열 후보와 단일화 요구, 지지율 높은 쪽으로 이동 의사

안 후보에 대한 평가는 후했지만, 투표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시민들도 있었다. 현재 대한민국 대통령 선거제도 아래에서는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서문시장 상인 성화분(68, 여) 씨는 “정직하고, 청렴한데 지지율이 오르지 않아서 안타깝다”면서도 “정권교체 열망이 크기 때문에 1표를 버릴 수가 없다. 지지율이 오르면 모르겠는데 현재라면 정권교체를 위해 투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 씨는 “맨날 싸우고, 가족들 나쁜 거 파헤치는 게 보기 싫다. 그렇지만, 아내도 가짜학위를 했다면 잘못했지만 국민들 피곤하게 하고 있다”며 윤석열 후보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성 씨는 “그래도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윤석열 후보와 힘을 합해주면 좋겠다. 이건 나라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명박하고, 박근혜했던 것처럼 양보하면 다음 번에는 안 후보도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20일 오후 2시 10분께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했다.

최 모(57, 여) 씨도 “(안 후보에 대해서는) 순수하고 거짓말 안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래도 지지율을 보고 될 만한 사람을 뽑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안 후보는 “중도층 또는 합리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무당층, 그리고 2030 세대들 이분들은 항상 끝까지 판단을 유보하고 계신다”며 “양당의 적극적인 지지자들과는 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시간차를 두고 지지를 표명하는 상황을 많이 경험했다. 제가 열심히 노력한다면 결국은 두 자릿수로 올라설 수 있고, 또 제가 주도해서 정권 교체를 할 수 있으리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천용길 기자
droadb@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