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난민 취업불허 취소소송 패소···헌법소원 예정

10:24

대구 거주 난민 재신청자들이 난민 인정 심사 기간 정상적 취업 활동을 할 수 있게 해달라며 법무부를 상대로 낸 ‘체류자격외 활동불허 결정취소 소송’ 1심에서 패소했다. 이들이 제기한 위헌법률심판 제청은 기각·각하됐다.

지난 17일 대구지방법원 행정1단독(재판장 김수연)은 아프리카에서 특정 사회집단으로 인한 박해 등을 이유로 한국으로 도피해 난민신청한 난민 재신청자 6명의 체류자격외 활동불허 결정 취소 신청을 기각했다.

▲대경이주연대회의가 6일 난민 재신청자 취업 허가 행정소송을 제기하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또한, 이들이 재판 과정에서 재판부에 난민법 제40조, 난민법 시행령 제18조가 난민 재신청자의 인권을 침해한다며 제기한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도 기각·각하됐다. 신청인들은 난민법 제40조가 난민신청자 취업 허가에 관한 사항을 아무런 범위를 정하지 않고 시행령으로 위임해 포괄위임금지 원칙에 위배되며, 난민신청자의 취업 허가를 출입국관리법에 따르도록 한 것도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재판부는 제청 신청이 제기된 난민법 제40조와 관련해 “난민신청자에 대한 권한을 부여하는 처분은 허가권자인 법무부장관에게 상당한 재량이 인정되는 행정의 영역으로, 위임입법으로서 갖춰야 할 구체성, 명확성의 요구가 완화된다”며 “출입국관리법 규정을 따르도록 하는 규정도 포괄위임금지 원칙에 위배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어 “난민신청자에게 주어지는 체류기간 연장이나 경제적 이득을 얻을 목적으로 난민인정 신청이 남용되는 폐해를 막기 위하여 난민신청자의 취업 허가에 대한 적절한 통제도 필요하다”며 “별다른 사정 변경 없이 반복적으로 난민신청 하는 등 남용하는 경우가 많은 점 등 사정을 종합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법률이 아닌 시행령에 대해 제청 신청한 부분은 제청 대상이 아니라며 각하했다.

또한 재판부는 본안 사건인 체류자격외 활동불허 결정 취소 신청에 대해서도 출입국관리법이 정하는 체류자격을 갖추고 있어야 취업 허가를 받을 수 있다는 등의 이유로 기각했다.

위헌법률심판 기각·각하에 따라 30일 이내에 헌법소원을 제기할 수 있게 됐고, 신청인들은 조만간 난민법 제40조와 난민법 시행령 제18조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할 계획이다.

난민 재신청자들을 대리해 소송을 진행한 김무락 변호사(법무법인 맑은뜻)는 “난민 지위를 재신청한 사람들이 원천적으로 취업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직업선택의 자유와 생존권을 침해받고 있어, 헌법소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중엽 기자
nahollow@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