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노태우 전 대통령 사망 당시 국가장 여부와 상관없이 분향소 설치에 나섰던 대구시와 경북도가 전두환 씨에 대해선 가족장을 이유로 자체 분향소 설치 등을 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대구시는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시장 명의 근조기를 장례식장에 보냈다.
지난 23일 서울 연희동 자택에서 숨진 전두환 씨 장례가 가족장으로 치러진다. 청와대는 23일 오후 브리핑을 통해 유가족에게 위로의 뜻은 전하면서도 조문이나 조화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에게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며 “끝내 역사의 진실을 밝히지 않고 진정성 있는 사과가 없었던 점에 유감 표한다. 청와대 차원의 조문과 조화 계획은 없다”고 전했다.
청와대가 전 씨에 대한 아무런 의전을 행하지 않기로 한 것은 전 씨가 끝끝내 5.18 광주 민주화 운동 유혈진압에 사과하지 않았고, 발포 책임자 규명부터 헬기 사격 규명까지 진상 규명에도 협조하지 않은 영향이 크다. 전 씨는 추징금도 모두 납부하지 않았다.
지난달 노태우 씨가 숨졌을 당시 이튿날 분향소를 설치했던 대구시와 경북도도 이번만큼은 국민적 공감대, 가족장 등을 근거로 분향소 설치를 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대구시는 권영진 대구시장 명의의 근조기를 서울 신촌세브란스 병원에 마련된 빈소에 보냈다. 경북도는 근조기를 보내는 것도 현재까지 결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대구시 관계자는 근조기를 빈소에 설치한 것에 대해 “시장님 지시로 보낸 것”이라며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 차원”이라고만 설명했다. 정치권에선 국민의힘 관계자들이 주로 조화나 근조기를 보낸 것으로 확인된다. 이준석 당대표, 김기현 원내대표, 김도읍 정책위의장이 조화를 보냈고, 박근혜, 이명박 두 전직 대통령과 김홍업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의 조화도 확인된다.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 전 씨가 졸업한 대구공고 총동문회 관계자들의 조화도 곳곳에서 확인됐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도 조화를 보냈다.
이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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