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게이츠 노동자들, 대성산업 본사에서 일주일째 농성

9일부터 사무실 연좌 농성···물품 반입 금지로 강제 단식
대성산업 “건물과 부지 매입했을 뿐, 고용승계 의무 없다”
11일 문제 해결 촉구하는 시민단체 기자회견

15:37

지난 4일부터 한국게이츠 해고노동자들이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한국게이츠 달성군 공장 부지를 인수한 대성산업 서울 본사에서 농성을 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9일부터 사무실 내부로 진입했는데, 이날 하루만 경찰이 5번 출동했다. 대성산업 측은 건물과 부지를 매입했을 뿐, 고용승계 의무가 없다는 입장이다.

▲  4일 서울 구로구 대성산업 본사 앞에서 한국게이츠 해고노동자 19명 등과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는 “한국게이츠 공장부지 매입한 대성산업, 해고자 고용승계 책임지고 보장하라” 등이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농성을 시작했다. (사진=민주노총 대구본부)

4일 서울 구로구 대성산업 본사 앞에서 한국게이츠 해고노동자 19명과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는 “한국게이츠 공장부지 매입한 대성산업, 해고자 고용승계 책임지고 보장하라” 등이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농성을 시작했다. 노조는 대성산업 측에 대화를 요청했지만 거절하자 지난 8일 로비농성에 돌입하고, 9일 대성산업 사무실이 있는 건물 11층에서 연좌 농성에 돌입했다.

현재 한국게이츠 해고노동자 12명과 이길우 민주노총 대구본부장 등 15명이 건물 내부에서 농성 중이다. 이들은 대성산업 측이 9일 저녁부터 물품 반입을 금지해 3일째 식사를 제대로 못하는 것으로 확인된다.

임선영 민주노총 대구본부 조직국장은 “대성산업에서 9일 저녁부터 식사와 침낭 등 물품 반입을 막고, 출입 통제를 했다. 마스크도 반입하지 못했다가 오늘 아침에서야 실랑이 끝에 겨우 올려 보냈다”며 “직원들이 퇴근한 저녁에는 내부 난방도 안 돼 많이 추웠을 것 같다. 게다가 식사도 며칠 째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임선영 조직국장은 “대성산업 고문이라는 분이 게이츠 노동자들 면전에다 ‘돈 때문에 그런 게 아니냐’, ‘자신이 기아자동차 출신인데 거기도 노조 때문에 망했다’와 같은 말을 했다. 반노동적인 인식을 갖고 있었다”며 “대성산업에 면담 요청을 하고 있는 상황인데, 업무방해로 9일 하루만 경찰이 다섯 번 출동했다. 회사가 무슨 생각을 하는 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 지난 9일부터 한국게이츠 해고노동자들과 이길우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장 등 15명은 서울 대성산업 본사 사무실에서 연좌 농성을 시작했다. (사진=민주노총 대구본부)

대성산업 홍보팀 관계자는 <뉴스민>과 통화에서 “해당 농성으로 업무에 방해를 받고 있고, 직원들도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며 “저희 회사는 한국게이츠가 쓰던 건물과 부지만 매입을 한 것이라 법적으로 고용 승계 의무가 없다. 요구 사항들도 우리가 아니라 한국게이츠 노사 간 풀어야 할 문제”라고 답했다. 한국게이츠 건물과 부지의 향후 활용에 관해서도 “아직 공식적으로 오픈할 단계가 아니”라고 밝혔다.

한편, 11일 대성산업 건물 앞에서 ‘한국게이츠 문제해결 촉구 시민사회-민중진보단체 기자회견’도 열렸다. 100여 개 시민단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대성산업은 제2의 게이츠사태를 막기위해 생존을 걸고 투쟁하고 있는 노동자의 요구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며 “대성산업이 한국게이츠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음에도 공장부지를 인수한 것은 함께 책임을 함께 지겠다는 의미가 아니냐. 해고자 고용승계 및 한국게이츠 문제해결을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11일 대성산업 건물 앞에서 ‘한국게이츠 문제해결 촉구 시민사회-민중진보단체 기자회견’도 열렸다. (사진=민주노총 대구본부)

장은미 기자
jem@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