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가톨릭대의료원 노조(의료연대 대구지부 대구가톨릭대의료원분회)가 10일 예정된 파업을 앞두고 사측과 극적 합의안을 도출했다. 사측은 환자이송 업무 외주화 방침을 철회하고, 임금 인상을 약속했다. 쟁의 조정 기한이 끝난 경북대병원분회와 대가대의료원 민들레분회는 기한을 연장해 추가 조정에 들어갔다. 동산의료원은 잠정합의가 이뤄졌다.
9일 저녁 대가대의료원 노조는 극적으로 합의안이 도출돼 같은날로 예정된 파업 전야제를 취소했다. 노조는 환자이송 전담팀 외주화 철회를 비롯해 ▲인력 충원 ▲출입문 통제업무 강제 동원 금지 ▲임금 인상 ▲종교 강요 금지 등을 요구했다. 노조 파업 예고 뒤 추가로 이뤄진 9차 교섭에서 사측은 노조 요구안을 대부분 수용했다.
노조에 따르면 사측은 환자이송 전담팀을 단기 아르바이트 대신 내부 직원으로 구성하고, 운영은 노조와 논의하겠다고 했다. 사측은 내년부터 출입문 통제 업무에 직원을 동원하지 않고, 아침 기도 강요나 부서별 조회시간을 이용해 종교행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
지난 2018년 당시 간호사 1인당 환자수 10~12명으로 상한을 뒀으나 현장에서 지켜지지 않는 상황도 개선하기로 했다. 다만 노조 측은 “기본급 대비 2.2% 임금 인상은 다른 병원과 비교해도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 아쉬운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현지현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대구지부 정책국장은 “병원 구조나 의료 용어를 모르는 단기 계약직으로 환자이송 전담팀을 구성하는 것은 환자 안전에 위협을 끼친다. 이를 철회하도록 한 것은 성과”라면서 “9일 저녁 3시간에 걸친 조합원 총회 토론을 통해 잠정 합의안을 받기로 했다.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합의안 수락 여부에 대해 찬반 투표를 거쳐야 최종안이 확정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경북대병원분회와 대가대의료원 민들레분회는 지방노동위원회 쟁의조정 기한이 지났지만, 기한 연장을 통해 추가 교섭이 진행 중이다. 조합원이 2,000명으로 규모가 지역 내에서 가장 큰 경북대병원 분회는 인력 충원 등을 요구하고 있다. 대가대의료원 민들레분회는 주차, 경비, 미화 업무를 담당하는 노동자들이 올해 결성한 노조로, 첫 단체협약을 교섭하고 있다.
동산의료원은 지난 5일 잠정 합의가 이뤄졌다. 노조에 따르면 ▲기본급 대비 4.7% 임금 인상 ▲응급실 인력 12월말 추가 투입 예정 ▲비정규직 처우 개선 노력 등으로 주요 쟁점이 정리됐다.
신은정 의료연대본부 대구지역지부 지부장은 “교섭이 진행 중인 경북대병원의 경우 상황을 지켜봐야 안다”며 “교섭 완료된 대가대의료원이나 동산의료원의 경우에도 노동환경 개선에 성과는 있었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 특히 비정규직 문제는 한번에 해결이 어려운 것 같다. 개선을 위해 앞으로도 노력해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장은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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