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길우 민주노총 대구본부장이 흑자 폐업 후 공장 부지 매각 절차를 진행 중인 한국게이츠 해고 문제 해결을 촉구하면서 단식을 시작했다.
한국게이츠 해고노동자 19명은 지난 5월부터 대구시의 적극적인 해결 노력을 요구하면서 대구시청 앞에서 농성을 이어오고 있다. 오늘로 시청 앞 농성은 162일째를 맞는다.
8월 25일부터는 노조 간부들이 잇따라 시청 앞 농성장에서 단식 농성을 하고 있다. 윤종화 금속노조 대구지부장이 25일부터 22일간 단식을 했고, 채붕석 금속노조 한국게이츠지회장이 9월 15일부터 10월 7일까지 23일간 단식을 했다. 이어서 송해유 한국게이츠지회 사무장이 15일째 단식을 하고 있다.
지난 18일에는 해고노동자들이 대구시청 로비를 점검해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점검 농성 하루 만에 권영진 시장과 면담 일정이 조율되면서 농성은 풀었다. 하지만 단식 농성은 계속 이어가면서 대구시의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21일 오전에는 이길우 본부장의 단식 농성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열고 “19명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단식농성에 돌입한다”며 “대구시는 답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벌써 3명이나 곡기를 끊는 극한의 투쟁을 진행해왔다. 공장폐업 이후 하루도 빠지지 않고 투쟁하고 있지만 문제해결은 실마리도 보이지 않은 채 청산 절차 마무리가 코앞으로 다가왔다”고 짚었다.
이어 “그럼에도 대구시는 어쩔 도리가 없다.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말을 반복하며 수수방관하고 있다. 정말로 할 수 있는 일이 없나? 공장부지가 매각되는 과정에서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했다면, 공장부지 매입업체조차 어디인지 알지 못했다면, 이런 무능함으로 대구 시정을 맡아도 되는 것인지 되묻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한국게이츠에 온갖 세제 혜택을 줬음에도 흑자폐업으로 147명 노동자를 해고하고 대구를 떠날 때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못했다”며 “한국게이츠만의 문제가 아닐 것이다. 외국 자본이 특혜만 누리고 구조조정과 자본 철수를 일방적으로 단행해도 이를 제재하지 못하는 현실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게이츠는 1991년 달성1차산업단지 부지를 매입해 자동차 부품을 생산해왔다. 미국계 사모펀드 블랙스톤이 최대 주주로 있는 외투 기업으로 2000년부터 2019년까지 순이익만 1,041억 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주주 배당은 1,009억 원으로 순이익 대비 배당 성향은 96.9%에 달한다. 한국게이츠는 지난 6월 돌연 폐업 사실을 노동자들에게 알렸고 147명의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게 됐다.
이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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