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성구청이 국립대구과학관 분원 유치에 다른 사업 명목으로 편성된 예산을 전용하려 하자 의회의 지적이 나왔다.
14일 245회 수성구의회 임시회 2차 본회의에서 육정미 수성구의원(더불어민주당, 범어1·4·황금1·2동)은 김대권 수성구청장에게 미래교육관 사업 관련 부실로 예산 낭비가 있었다며 구청장 사과를 요구했다.
수성구는 대구스타디움 서편 광장에 예산 14억여 원을 들여 ‘대구스타디움 미래교육관’ 건립을 추진했다. 하지만 대구시와 협의 문제로 사업이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면서, 수성구는 미래교육관 사업 예산 중 수억 원을 국립대구과학관 분원 유치에 사용할 계획을 세웠다. 대구스타디움 인근 홈플러스 부지에 대구과학관 분원을 유치한다는 거다.
육정미 의원에 따르면 수성구는 미래교육관 사업을 2021년 본예산에 편성했으나 의회 행정자치위원회는 사업 계획 부실을 이유로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하지만 같은해 3월 1차 추경예산에 다시 예산안이 올라왔고, 행정자치위는 다시 삭감했다. 하지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예산이 되살아나 14억 3,000만 원이 편성됐다.
수성구는 분원 유치 계획을 위해 아직 예산은 사용하지 않았다고 밝혔으나, 의회에서는 사업 주체와 사업 내용이 달라지기 때문에 부적절한 예산 전용이라는 지적이 나온 것이다.
육정미 의원은 “사업이 계획대로 되지 않을 수는 있으나, 그렇다면 그 사업은 중단하고, 사과한 다음에 다른 사업을 얘기해야 한다”며 “의회가 승인한 사업과 사업 주체도 다르고 공간도 달라진다. 당초 사업을 위해 지출한 설계비 4,900만 원도 소용이 없게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대권 수성구청장은 “(미래교육관 관련) 시와 협의가 지연되는 점에서 죄송하고, 철저히 진행할 것”이라며 “도중에 과학관 (유치 경쟁) 변수가 생겼다. 예산을 전용해서라도 과학관 유치에 쓰는 것도 괜찮아 보여 그 판단을 의회에 맡기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박중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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