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에서 경북 구미 한 장애인 학교 학생 학대 사망 의혹 사건과 관련해 학교가 2차 가해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경북교육청이 유족에 대한 2차 가해 방지 조치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12일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철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안산 상록구을)은 임종식 경북교육감에게 장애인 학교 학생 사망 사건과 관련해 질의했다.
김 의원은 2020년 11월 학교에서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입원했다가 2021년 9월에 끝내 사망한 A(19) 씨의 사망 원인이 교내 폭력 때문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A 씨 심정지 상태에 대해 학교 측은 A 씨가 신발을 신다가 넘어졌기 때문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김 의원은 이외에도 ▲학교가 가해자로 지목된 교사를 두둔하거나, 학교 폭력 의혹을 부인하며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학교가 학부모들에게 보낸 경과 안내문에 피해 학생 가족과 관련한 개인정보가 적시돼 있으며 ▲재발방지대책 등 후속 조치도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넘어진 사고라고 보기에 이해할 수 없는 상처가 많았다. 매트로 돌돌 말고 사람이 누르는 행위가 있었다는 교사나 학생 진술도 있다”며 “장애 학생을 대상으로 이런 비인권적 행위를 하도록 방조하는 건 정당화될 수 없다. 이를 묵인하는 것도 학대다. 파악하고도 조치를 하지 않았다면 교육청에도 상당히 큰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가족에 대한 2차 가해도 큰 문제다. 10개월 동안 일터와 병원을 오가며 힘든 시간을 보낸 가족에게 경상북도 학교안전공제회와 학교는 2차 가해라 볼 수 있는 일을 여러 번 했다”며 “학부모 의사와 관계없이 추가 현장 조사를 한다며, (가족에게) 진상조사에 안 와도 되고, 불참에 따른 불이익은 책임지지 않는다면서 당사자 의사와 무관하게 조사를 강행하려 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끝으로 “학부모들에게 전달된 경과보고 문서에는 피해 가족의 동의 없이 개인정보나 학교 측의 대응 과정이 불필요하게 적시돼 있다”며 “(A 씨) 쌍둥이 동생의 학교생활까지 구체적으로 명시한 건 협박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피해 학생 부모도 다른 부모에게 전달받고 큰 상처를 받았다고 한다”고 강조했다.
임종식 교육감은 “피해 학생의 이야기와 담임 선생님, 학교 쪽의 이야기가 엇갈리는 부분이 있어 아직 1년이 되도록 수사 중인 사항”이라며 “10개월 동안 투병하다가 세상을 떠난 것에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2차 피해 문제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고, 사회복무요원 등에 대한 전문적 교육을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A 씨는 2020년 11월 학교에서 심정지 상태로 119 구급대로 병원에 호송됐고, 줄곧 혼수상태에 있다가 지난 9월 병원에서 사망했다. (관련 기사=학대 의혹 구미 장애학생, 10개월 혼수상태 끝에 숨져(‘21.9.23))
박중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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