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MBC, 노조 지부장에 근로시간면제 해지…“노조 와해 목적”

안동 등 9곳 전임자 복귀 인사발령···대구는 근로시간면제 종료 통지

15:41

대구mbc

지역MBC가 노조(언론노조 문화방송본부) 지부장에게 근로시간면제 해지를 통보했다. 일부 지역MBC는 지부장에게 현장 복귀 인사발령도 내렸다. 이에 노조는 “일방적 해지를 통해 노조를 와해시키려는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대구·안동 등 17개 지역MBC는 2월말부터 최근까지 노조 전임자에 대해 근로시간면제 종료 예고를 통지했다. 2일 기준으로 안동 등 9개 지부 전임자는 이미 근로시간면제가 종료됐고, 현장 복귀 명령도 통보 받았다. 노조는 이번 조치가 지난해 12월 MBC가 노조 본부 전임자 5명에게 복귀 명령을 한 이후 “노조 와해”를 위한 후속조치로 보고 있다.

노조 전임자는 단체협약이나 사용자 동의가 있는 경우 현장 업무를 하지 않고 노조 업무만 전담하는 자다. 전임자가 노조 활동 중 현장으로 복귀하면 노조 업무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3일 현재 노조 대구지부와 포항지부는 근로시간 면제 종료 예고를 통보받았고, 안동지부는 전임자 현장 복귀 명령도 떨어진 상태다.

노조는 각 지역MBC가 협의 없이 전임자에게 복귀 통보를 했기 때문에 “일방적”이라고 지적한다. 대구지부는 2015년 11월에도 대구MBC에 단체협약을 요청했지만, 이루어지지 않았다. 지역MBC는 서울MBC와 노조의 단체협약(공통협약)이 체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각 지부와도 단체협약(보충협약)을 맺지 않고 있다.?노조는 2013년 8월부터 2016년 1월까지 19차례에 걸쳐 서울MBC와 교섭했지만 결렬돼, ‘공통협약’이 맺어지지 않은 상황이다.

앞서 대구지부는 대구MBC와 근로시간면제 유효기간을 단체협약 유효기간(2년)과 같도록 합의했다. 단체협약이 해지된 상황이기 때문에 근로시간면제 유효기간도 효력이 없다고 볼 수 있지만, 대구지부는 단체협약 해지 상황에서도 근로시간 면제가 관행적으로 인정됐기 때문에 ‘부당노동행위’ 소지가 있다고 주장한다.

도건협 노조 대구지부장은 “사측은 2015년 3월 16일 인사발령을 통해 전임자 지정에 동의했다. 전임 기간은 통상 2년으로 이전 지부장의 인사발령에도 똑같이 적용돼 왔다”며 “이런 상황에서 회사의 일방적이고 급작스러운 조치는 의도적으로 노조에 지배개입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앙노동위원회는 지난 2월 MBC에 “노조가 성실한 단체교섭 등을 진행하기 위해 필요한 적정 근로시간면제시간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을 권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구MBC는 전임자 인사발령은 단체협상이 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측 임의로 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대구MBC는 지난 2월, 오는 3월 15일 자로 전임자 근로시간 면제 기간 종료를 통지했다. 대구MBC는 “과거 보충협약의 내용에 따라 근로시간을 면제했고, 협약 만료 이후에는 과거 보충협약과 노조법 취지에 따라 근로시간 면제자를 지정한 것”이라며 “지부장이라는 신분의 임기만큼 근로시간 면제?한도를 부여한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MBC와 노조가 공통협약을 체결하기 위해 교섭 중이다. 노조와의 공통협약에서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대구MBC와 지부가 먼저 근로시간 면제에 대해 협의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지역MBC를 대상으로 고용노동부와 노동위원회 등에 진정과 고소를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