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이동과 접촉으로 인한 코로나19 확산이 연휴가 끝나자마자 대구에서 확인되고 있다. 24일 0시 기준으로 대구에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128명이 확인됐다. 이들 중 82명이 연휴 기간 중 발생한 새로운 집단감염에 의한 것으로 파악된다. 대구시는 관련 시설에 대한 특별점검 실시를 예고했다.
대구시에 따르면 128명 중 가장 많은 감염자는 서구와 달성군 소재 유흥시설(노래방, 단란주점)에서 발생했다. 관련 확진자는 55명인데, 지난 20일 첫 확진자가 확인됐다. 유흥시설 특유의 3밀(밀접, 밀집, 밀폐) 환경과 마스크 착용 미비가 집단감염으로 이어진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해당 시설은 베트남 국적 외국인이 주로 이용하는 시설이어서 베트남인을 대상으로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 현재까지 관련 누적 확진자는 77명인데 이중 87%에 해당하는 67명이 베트남 국적을 갖고 있고, 내국인(한국) 확진자는 9명에 그쳤다.
대구시는 지난 22일부터 달성군에 거주하는 베트남 국적자 1,000여 명을 대상으로 진단검사를 독려 중이고, 주한베트남대사관과 공조해 신속하게 상황을 공유하고 있다. 23일까지 대구에서 거주하는 외국인 중 1,095명이 검사를 마쳤다.
대구 서구에 소재하는 사우나에서도 집단감염이 확인됐다. 해당 사우나는 지난 4월에도 집단감염이 발생했던 사우나다. 대구시에 따르면 해당 사우나에서도 연휴 기간이었던 지난 21일에 첫 확진자가 확인됐고 24일까지 누적 확진자는 31명이다. 이들 중 다수는 2차까지 백신 접종을 마친 돌파 감염 사례로 확인된다.
채홍호 대구시 행정부시장은 “해당시설(사우나) 확진자 다수가 회원제 이용자로 오랜 기간 지속적인 친목 관계로 인해 사우나 내부에서 마스크 미착용 상태로 음료 섭취, 대화 등이 빈번하게 이뤄진 것이 전파의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또 “주로 어르신이 많이 이용하는데 2차까지 백신 접종을 완료한 분들이 많았다. 그러다 보니 괜찮겠지 하는 생각에 자유롭게 이용한 것으로 보여진다”며 “돌파감염이 80%가 넘는데, 질병청과 자세히 논의해야 할 과제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대구시는 외국인과 사우나 등 목욕장업에서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함에 따라 대상별 특별방역대책도 내놨다. 대구시는 베트남인을 고용한 사업주를 대상으로 직원들이 26일까지 진단검사 후 출근할 수 있도록 권고했고, 추후 베트남 등 외국인 전용 유흥시설이나 식당, 카페의 종사자들에게 선제적인 진단검사를 당부했다.
외국인이 주로 이용하는 유흥시설에 대해서도 관·경 특별합동점검에 나선다.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 서구와 달서구, 달성군 지역 44개소 시설에 대해 23일부터 이틀간 특별합동점검을 실시하고 대구시 관내 외국인 전용 유흥시설 72개소, 외국인이 자주 찾는 식당, 카페 90개소에 대해서도 오는 30일까지 집중 점검을 실시할 예정이다. 식료품 판매소 52개소도 종사자 진단검사를 독려한다.
목욕장에 대해선 지난 17일부터 종사자를 대상으로 격주로 진단검사를 실시하고 있고, 23일부터는 241개 목욕장을 대상으로 수시 모니터링 및 특별점검도 실시할 예정이다.
채 부시장은 “일부 소수 시민들이 설마하는 안일한 마음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에 틈새를 제공하고 우리의 소중한 가족과 이웃을 감염이라는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며 “방역수칙 위반 확인 시 과태료 부과 등 행정조치를 엄정하게 적용해 극히 일부의 일탈과 위반행위로 인한 방역 부담을 공동체가 짊어지는 일은 없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사우나 사례처럼 돌파감염이 산발하곤 있지만 특수한 상황에서 발생하는 사례로 심각하게 시민들이 심각하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 설명이다.
김종연 대구시 감염병관리지원단 부단장은 “오늘부터 접종 완료자인 경우에는 확진자를 접촉했더라도 밀접접촉자가 아니고 무증상이면 자가격리를 하지 않는 것으로 지침이 변경된다. 접종만으로 예방 효과가 그만큼 있다는 의미”라며 “돌파감염 사례도 특정한 장소에서 장시간 확진자와 같이 있으면서 바이러스 농도가 증가할 수 있는 특수한 상황이거나 음식, 술을 함께 먹는 제한적 상황에서 발생하지 통상적으로 발생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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