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경선에 참여한 유승민 전 국회의원이 26일 공식 출마를 선언했다. 유 의원은 출마 선언 이후 대구를 찾아 1박 2일 간의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이날 온라인으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유 전 의원은 “홍준표 의원은 경남 출신이고 서울에서 정치를 하다가 경남도지사를 지낸 분이다. 대구에서만 네 번 국회의원을 한 제가 대구·경북의 아들이다. 시·도민들께서 부끄러워할 정치를 한 적이 없다”며 “그동안 오해가 쌓여 서운한 감정이 있는데 진심을 담아 말씀드릴 것이다. 대구·경북 시·도민들이 저에게 가장 높은 지지를 보내주실거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낮은 지지율을 올릴 복안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제가 예측하건대 홍준표가 윤석열을 따라잡고, 유승민이 홍준표를 따라잡을 것”이라며 “영남보수층에서 정권교체에 대한 열망이 가장 크다. 정권 교체를 가장 확실하게 할 후보는 중도, 청년층으로부터 지지를 받는 제가 민주당을 확실하게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원희룡, 최재형 후보가 국민의힘 경선에서 역선택을 방지하는 조항을 넣자는 의견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유 전 의원은 “저를 지지하는 진보, 중도층이 오랫동안 의도적으로 지지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대선은 전 국민 대상 선거다. 정의당, 민주당에서 표를 가져와야 한다. 제가 열을 내서 떠들 것도 없지만, 한 번도 역선택 방지 조항을 넣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대선 후보로 선출된다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도 같이 가겠다고 밝혔다. 유 전 의원은 “1~2%의 박빙 승부가 될 것이기 때문에 우리와 같이 해도 좋을 정치인이라면 당연히 같이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연금개혁과 일자리 확보를 위해 필요한 노사정대타협을 이룰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얼마 전에 공노총을 방문했다. 9월초 한국노총을 방문하고, 민주노총도 방문할 계획”이라며 “대기업노조, 때려 부순다고 노동시장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이분들하고 허심탄회한 대화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문재인 대통령처럼 민주노총, 한국노총 눈치만 봐서는 신뢰를 못 받는다. 그동안 재벌 대기업에 대해서도 노동에 대해서도 정말 중립적인 입장에서 정치를 해왔다”며 “공정한 중재자 입장에서 노사정 대타협을 꼭 해내겠다. 복지도 튼튼하게 하면서, 노동시장 유연하게 해서 일자리가 늘어나는 그런 나라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여성가족부 폐지와 관련해서는 “여가부 폐지를 여성시민단체는 싫어할지도 모르겠지만, 대통령이 되면 양성평등위원장이 되겠다. 그래서 각 부처 양성평등국을 설치해서 제도를 바꾸는 개혁을 하겠다. 갈등을 숨길 것이 아니라 솔직하게 터놓고 이야기해서 해결책을 찾아가는 대통령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출마선언문을 통해 “우리 헌법 1조는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임을 천명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진정한 민주공화국을 만들지 못했다. 가짜 진보가 헌법가치를 유린하고 있다”며 “입으로만 떠드는 위선을 깨부수고 평등한 자유, 공정한 정의의 세상을 만들겠다. 인권, 생명, 안전, 법치가 지켜지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출마 선언을 마친 이후 유 전 의원은 대구를 찾아 당직자, 언론, 시민들과 만날 계획이다. 1958년 대구에서 태어난 유 전 의원은 대구 동구을 지역구에서 17~20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천용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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