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구미 아사히글라스 비정규직 노동자 140여 명이 정리해고 중단 등 근로조건 개선을 요구하며 ‘아사히사내하청노동조합’을 결성했다. 구미 제조업 공장에 처음 생긴 비정규직노조로 구미공단 내 일반화된 비정규직 노동자의 처우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일본계 화학섬유업체인 아사히글라스는 2005년 구미4공단에 입주해 공장을 가동했다. 직원 1100여 명 (주)지티에스, 건호, 우영 등 3개 사내하청업체로 고용된 노동자는 약 300여 명이다. 이들은 모두 최저임금을 받는다. 공장 가동과 함께 입사한 9년 차 노동자의 임금도 시급 5,580원이다. 이들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일상적인 고용불안에도 시달렸다.
지난 4월 회사는 노동자들에게 사직을 권고했고, 이를 거부하자 돌아온 것은 정리해고였다. 이에 140여 명의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지난달 29일 노조를 결성한 아사히사내하청노동조합을 결성했다.
차헌호 아사히사내하청노조 위원장은 “아사히글라스는 년 매출액이 1조가 넘는다. 그런데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9년차나 신입이나 기본급이 최저임금으로 똑같다. 또, 일하다가 실수를 하면 징벌적 조끼를 입혀 모욕감을 주는 등 차별이 만연해 있다”며 “반인권행위, 열악한 임금 등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처우를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아사히사내하청노조 결성 후 정리해고는 중단됐다. 그러나 회사는 노무사를 고용해 노조원을 대상으로 쟁의행위와 관련한 교육을 계획하는 등 노조 활동을 방해하고 있다. 또, 노조 결성에 참여한 이들을 하청업체 다른 공장으로 인사이동 조치를 시키기도 했다.
이에 차헌호 위원장은 “그동안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일방적 해고에 저항을 하지 못했다. 회사가 시키는 대로 당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노조 결성 후 사내하청노동자들의 절대적 지지를 받고 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권리를 찾고 인간다운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아사히사내하청노조는 오는 15일 회사와 첫 단체교섭을 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