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역난방공사가 추진 중인 대구 성서 지역 열병합발전소 증설 관련 토론회에서 참석한 주민과 시민단체가 강하게 반발했다.
달서구의회는 10일 오후 2시 ‘한국지역난방공사 친환경 에너지 개체 및 열병합발전소 증설에 관한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에는 한국지역난방공사, 한국가스공사 등 사업 추진 단체와 성서발전협의회 등 지역 단체, 대구경실련 등 시민단체 관계자 40여 명이 참석했다.
토론회는 한국지역난방공사의 사업 설명, 시민단체의 사업 문제점 지적, 질의응답 순으로 진행됐다. 시민단체와 참석 주민은 주로 ▲사업에 따라 주거밀집지역에 설치되는 고압 가스 배관으로 인한 안전 문제 ▲발전 용량 증설로 인한 온실가스 증가 ▲백연 현상으로 인한 주거단지·습지 피해 문제에 우려를 보였다. 또한, 사업 추진 과정에서 주민 의견을 제대로 수렴하지 않고 형식적인 환경영향평가만 거쳤다며 사업 원점 재검토를 요구했다.
권정택 대구환경운동연합 운영위원은 “기존 공사는 40MW 규모로 발전하는데 왜 261MW로 6배나 용량을 늘리는지 설명이 없다. 용량 증가로 고압 가스관도 필요한데, 가스관은 인구 밀집 지역을 지나기 때문에 주민 안전과도 직결되는 문제”라며 “발전소 증설로 온실가스도 배출되는데 탄소 배출을 줄이려는 정부 시책과도 맞지 않고, 백연 현상으로 인한 4차 순환도로 블랙 아이스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권 운영위원은 “증설되는 고압 가스관의 압력은 가스관 압력이 4MPa로 가정용의 2,000배다. 이 가스관이 지역 5개 동 12만 명이 사는 밀집지역을 통과한다”고 덧붙였다.
조광현 대구경실련 사무처장은 “공사는 왜 발전용량을 증설하는지 얘기를 안 하고 있다. 친환경에너지사업이면 기존에 쓰던 벙커C유를 LNG로만 바꾸면 되는데 왜 증설이 필요하나”라고 말했다.
강원석 한국지역난방공사 기후환경부 부장은 “LNG로 교체했을 때를 시뮬레이션해 보니, 200MW 규모로 증설했을 때 오염물질 발생이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규모를 줄이면 모자라는 용량을 PLB (Peak Load Boiler 첨두부하보일러)로 대체해야 하는데, 여기(PLB)서 오염물질이 더 많이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려 LNG를 쓰려는 것이다. 용량 큰 것에 대한 우려는 있지만, 온실가스 배출량은 줄어들고 전력자립도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자 김해동 계명대학교 교수는 “주민도 연료를 LNG로 교체하는 것에는 이의가 없다. 설비 증설이 문제”라며 “위험성을 이야기하는데 자꾸 다른 얘기를 한다”고 지적했다.
설비 증설로 인한 안전 문제와 관련해 조시균 한국가스공사 공공건설처 공급건설토건부 차장은 “고압 배관에 많은 우려가 있다. 하지만 예전 상인동 사건 등 사고는 모두 인재사고였다”며 “도심지의 가스관은 매설 심도도 깊고, 배관 압력 변동에 대한 감시도 철저하다. 우려에는 공감하지만, 사고 나지 않고 안전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한 주민은 “공사 측은 주민설명회를 했다고 문제없다고 하는데, 12만 주민 안전이 걸린 문제를 무슨 근거로 승인한 건지 모르겠다”며 “충분히 공론화할 시간이 있었는데 요식행위만 한 것이다. 주민에게는 주민 안전이 우선이다. 도심지를 관통하는 고압 가스 배관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토론회 후, 달서구청 경제환경국 관계자는 <뉴스민>과 통화에서 “아직 환경영향평가가 끝나지 않았다. 9월 착공은 2020년에 세운 계획인데 그때는 이렇게 주민 반발이 심하지 않았다”며 “지금은 주민 반대가 있어서 공사 측의 설득이 먼저 진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달서구 성서공단 내에 있는 열병합발전소는 1997년 43.5MW 규모로 준공돼 운영을 시작했다. 한국지역난방공사는 2015년 400MW급 발전설비로 증설을 추진하다가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경제성 없음 결론이 나자 200MW급으로 축소했다. 2019년 사업 관련 주민설명회를 개최했으나, 이 자리에는 달서구 월성2동 통장 33명, 주민자치위원 3명, 달서구의원과 구청 관계자 등 42명만 참석했다. 현재 사업과 관련한 환경영향평가가 진행 중이다.
박중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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