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 장애인 시설 가혹행위 “늑장 대응” 논란

대책위원회, "학대 공론화 2개월, 조사 시작도 못해"

19:05

 경북 경산 소재 장애인 거주시설 장애인 학대 논란에도 인권실태 전수조사를 시작하지 못해 “늑장 대응” 지적이 제기됐다.

29일 오전 11시 30분, 경산 S장애인 시설 인권침해 진상규명 및 탈시설 권리 쟁취를 위한 대책위원회는 경산시청 앞에서 S시설 인권실태 전수조사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29일 오전 11시 30분 S 시설 인권침해 사건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들은 S 시설 거주자 학대 공론화 이후 두 달이 지나는 동안 S 시설 종사자와 입소자에 대한 인권실태 전수조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늑장 대응”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4월경 시설 종사자가 거주 장애인 B(18)의 머리를 싱크대에 넣고 수돗물을 트는 학대를 한 의혹이 5월 경산 장애인 단체를 통해 알려진 바 있다. (관련 기사=경산 장애인 시설에서 학대 의혹···경산시 수사의뢰(‘21.5.18))

대책위는 경산시가 학대 의혹 제기 당시 인권실태 전수조사 등에 착수하겠다고 발표했지만, 2개월이 지나도록 여전히 조사원조차 확정하지 못한 상태라고 꼬집었다.

대책위는 “지금도 피해자는 학대 관련자들이 있는 환경에 노출되고 있다. 경산시가 사태를 심각하게 바라보는지 의심스럽다”며 “학대는 특정인의 일탈적 행위가 아닌 S 시설 내에서 누적된 문제”라고 밝혔다.

이어 “외부와 차단된 시설이라는 곳에서 인권침해와 학대는 장애인에게 향했다”며 “학대에 관여했거나 은폐한 사람, 방조한 사람 모두 공범”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인권실태 전수조사 즉각 실시 ▲피해자 전원 조치가 아닌 자립생활 지원 ▲S 시설 폐쇄 ▲학대 행위 관련자에 대한 철저한 조사 등을 요구했다.

경산시 사회복지과 관계자는 “8월 중으로 조사 날짜를 정했다”며 “(조사에 참여하는 기관이) 여러 기관이다 보니 의견을 취합하고 조율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설명했다.

박중엽 기자
nahollow@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