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지역 종합병원급 중에서 의료비 환자 부담이 가장 적은 병원은 대구의료원으로 확인됐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공개한 전국 233개 종합병원 병원비 건강보험 부담실태 결과를 보면 규모보다 병원 소유 주체가 공공일수록 건강보험 보장률이 높고 환자 부담률이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실련 공개 자료를 보면 대구·경북 37개 종합병원(상급 5개 포함) 중 26개 종합병원(상급 5개 포함)1의 건강보험 보장률을 확인할 수 있다. 지역별로는 대구 11개, 경북 15개다. 2016년부터 2019년 사이에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급여를 지급받은 병원 중 3년 이상 자료가 있고, 보훈병원, 산재병원은 제외한 대상으로 추려진 결과다.
대구의료원은 건강보험 보장률이 71.7%로 26개 병원 중 가장 건강보험 보장률이 높았다. 가장 낮은 병원은 칠곡가톨릭병원(47.5%)으로 대구의료원과 칠곡가톨릭병원 간 환자 본인 부담률은 약 2배 차이가 났다.
26개 병원 중 상위 5개 병원은 대구의료원, 문경제일병원, 칠곡경북대병원, 상주적십자병원, 경북대병원으로 문경제일병원을 제외한 4곳이 공공병원이다. 상위 5곳의 건강보험 보장률 평균은 70%로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목표한 건강보험 보장률 70%에 해당했다.
하위 5개 병원은 낮은 순서대로 칠곡가톨릭병원, 김천제일병원, 천주성삼병원, 상주성모병원, 경산중앙병원이다. 5곳 모두 민간병원으로 평균 보장률은 56.4%에 그쳤다. 하위 5개 병원과 상위 5개 병원 평균으로 보면 하위 병원에서 환자 부담률이 1.5배 더 큰 것으로 확인된다.
경실련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233개 병원은 규모 차이보다 병원 소유 주체의 차이가 건강보험 보장률에서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233개 중 41개 상급종합병원의 보장률은 65.1%이고 192개 종합병원 보장률은 63.4%로 1.7%p 차이를 보였지만, 공공병원(43개, 69%)과 민간병원(190개 63%)으로 나누면 차이는 6%p까지 벌어졌다.
대구·경북의 경우에도 공공병원이 민간병원보다 6%p 더 보장률이 높은 것으로 확인된다. 26개 병원 중 공공병원 7개는 평균 보장률이 68.2%이고, 민간병원 19개는 평균 62.2% 보장률을 보였다. 환자 부담률로 계산하면 공공병원은 31.8%, 민간병원은 37.8%다. 민간병원의 환자 부담률이 약 1.2배 더 크다.
다만, 대구·경북의 경우 규모 차이에서도 상급종합병원(5개, 67%)이 종합병원(21개, 63.1%) 보다 3.9%p 더 보장률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상급종합병원 5개 중 공공병원 2곳이 포함된 결과로 해석된다. 실제로 전국 상급종합병원 41개 중 공공병원은 12개(29.3%)에 그쳤지만 대구는 40%가 공공병원이고 두 곳 모두 보장률이 높은 상위 5개에 포함된 병원이다.
경실련은 분석 결과를 토대로 “건강보험 보장률은 병원 설립형태(소유주체)에 영향을 받고 있음을 알 수 있어 보장률 강화를 위해 공공병원을 확충하고 공공병원 보장률을 높이는 정책에 초점을 맞춰야 정부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문재인 정부는 의료비 부담 완화를 위해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을 국정과제로 선정해 추진해왔다. 정부는 2022년까지 30조를 투입해 보장률을 70%까지 끌어올리는 정책을 목표했지만, 2019년 기준 보장률은 64.2%로 2016년 62.6% 대비 1.6%p 오르는데 그쳤다.
이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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